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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악플이 많다는건, 그만큼 작품을 많이 봐주시는 거죠. 그래서 더 열심히하려고 해요.”
SBS 월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갈수록 못되고, 선을 넘는 돌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최악의 분노 유발자 주석경을 연기한 한지현은 최근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한지현이 연기한 주석경은 최고급 주상복합건물 ‘헤라펠리스’에 살면서도 만족을 못하고, 친어머니가 아닌 심수련(이지아 분)에게 대들고 무시하는가하면, 또래친구를 폭행하고 물에 빠뜨리거나 차에 감금하는 등 악행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아버지 주단태(엄기준 분)앞에서는 “성악하기 싫다. 청아예고 가기 싫다”고 강하게 거부 못하는 한없이 약한 딸로서 이중적 면모를 보인다. 강자 앞에서는 약하면서도 약자한테는 강하게 구는 한지현의 이러한 악역 연기가 ‘펜트하우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JTBC ‘바람이 분다’에 이어 두번째로 안방극장에 데뷔한 한지현은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독한 악녀로 변신한 그는 ‘펜트하우스’를 만난 것이 기회이자 행운이라고 봤다.
한지현은 “김순옥 작가님이 처음 만났을 때 ‘왕따시켜본 적 있냐’고 물어 없다고 했다. 제 이미지가 주석경에 가깝다보셔서 이 역할이 온 것 같다”면서 “대본 자체가 자극성이 강했고, 헤라펠리스 내에 사는 부자들의 더러운 속내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헤라펠리스안에서도 계급이 나눠지는데, 높은 곳에 산다고 해서 더 여유롭지 않더라. 그들은 더 손에 쥐려고 하는 욕망이 있다. 이러한 본능적인 것들을 시청자들이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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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살에 중학생 역할을 맡은 만큼 연기를 펼치는 데 있어 부담도 컸다.
한지현은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등 작가님 작품을 다시보면서 어떻게 연기해야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주석경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엄마 심수련에게 대드는 것도 사랑 받고 싶은데 온전한 마음을 주지 않아 서운함을 표현한 게 아니였을까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한테 의지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을텐데 더 비뚤어진 게 아닐까. 그때의 나이에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기보단 본인의 일이 더 크게 느껴질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기한 엄기준, 이지아에 대해선 “카메라만 돌아가면 캐릭터로 바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웠다”면서 “엄기준 선배님은 대사를 긴장해서 틀리면 ‘천천히 해도 괜찮다’면서 대기실에서 지켜보시다가 맞춰주고 리허설도 같이 해줬다. 이지아 선배님도 상냥하게 대해주시고, 가족끼리 밥을 먹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지현은 그동안 봤던 악녀 주석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터뷰내내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그는 “실제 성격과 전혀 다르다”면서 “처음엔 양심의 가책도 느껴졌는데 나중에는 그 캐릭터에 동화돼갔다. 그러나 민설아(조수민 분)를 수영장에 빠뜨리는 신을 찍을 땐 힘들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따로 이야기했다. 5화에서 제가 물에 빠져보니 설아가 많이 힘들었겠다고 더 이해가 되더라”라고 말했다. 악플에 대해서는 “악플도 관심의 표현이자 사랑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상처를 받았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 힘을 내서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섭고 싸늘할 것 같은 촬영분위기와 다르게 실제로 배우들 사이에서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평화롭다는 말도 덧붙였다.
‘펜트하우스’를 계기로 한걸음 더 성장한 한지현은 앞으로 솔직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신인이라면 예쁘게 보이고 싶을 법도 한데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그는 “한 순간이라도 집중을 못하면 그게 모니터에서 다 드러나 아쉬웠다”면서 “선배들이 연기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인다. 저도 선배들처럼 쑥 집중해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대중에게 잘 읽힐 수 있게 하고 싶다. 사소한 감정 캐치와 좀더 자연스러운 연기로 녹아들고 싶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사진제공|PR이데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