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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한 차원 높은 패스 게임으로 상승 무드를 이었다.
현대모비스는 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숀 롱을 중심으로 한 투맨게임을 유기적으로 펼쳐 84-73((21-12 16-18 27-21 20-22)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16승(13패)째를 따낸 현대모비스는 3위 고양 오리온과 승차를 없앴다.
얀테 메이튼을 앞세워 반등을 노린 DB는 호흡 불안을 노출하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서명진의 과감한 플레이로 분위기를 탄 현대모비스는 1쿼터를 21-12로 앞서 기선을 제압했다. DB도 두경민, 허웅 듀오에 메이튼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2쿼터들어 공격 리바운드를 4개나 빼앗기는 등 로포스트 장악에 실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최진수가 상대 가드를 밀착 마크하는 수비 전술로 높이의 우세를 적극 활용했다. 숀 롱을 축으로 서명진, 최진수, 김민구 등이 돌아가며 시도하는 투맨게임은 어설픈 DB 수비망을 교란시키는데 성공했다. 메이튼은 개인 기량은 나무랄데 없어 보이지만 KBL 특유의 수비 조직력에는 아직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이튼이 우왕좌왕하니 외곽에 오픈 찬스가 쉽게 났고, 발목 부상에서 갓 돌아온 허웅의 순발력 저하까지 겹쳐 현대모비스의 패스게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14점 차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패가 갈렸다. KBL은 어쨌든 수비가 우선이라는 게 이날 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편 이날 경기는 기록 전산 시스템 오류로 경기 종료 후에도 공식 기록 집계가 안되는 등 우여 곡절을 겪었다. KBL 관계자는 “홈 팀 기록 시스템이 업데이트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KBL이나 데이터업체가 아닌 홈팀 전산 시스템에 의존해 공식 기록을 집계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 경기다. 한쪽에 오류가 발생하면 시스템 전체가 사실상 마비되는 독특한 구조라는 게 드러난 꼴이다. 공식 기록의 중요성과 의미를 간과하고 있는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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