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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K-장르물이 좀비를 넘어 이제는 퇴마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적인 히어로를 내세워 악령 퇴치에 나선 OCN ‘경이로운 소문’이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OCN 사상 두자릿수 시청률은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강자로 등극한 가운데 2021년에도 퇴마를 다루는 다수의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SBS ‘조선구마사’는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다. 오는 3월 방송되는 ‘조선구마사’는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서역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드라마로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등이 출연한다. KBS ‘대박부동산’은 귀신이 출몰하거나 사람이 죽어 나간 부동산을 퇴마해 깨끗한 물건으로 만드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이야기를 담은 생활밀착형 퇴마 드라마다. 현재 장나라와 정용화가 출연을 확정한 가운데 상반기 방송을 준비중이다.
OCN에서도 제주도를 배경으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퇴마 판타지 드라마 ‘아일랜드’를 올 해 선보일 예정이다. 1997년 코믹스로 첫 발매 이후 2016년 네이버 웹툰을 통해 19년만에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던 동명의 원작은 한국을 대표하는 오컬트 작품으로 매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다. 드라마는 시즌제 제작될 예정인 가운데 주인공에 김남길, 서예지, 임시완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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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퇴마물은 복잡한 갈등보다는 선과 악이 분명한 권선징악의 스토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악령과 귀신과의 형이상학적인 대립보다는 물리적인 대상으로 표현해 화려한 액션으로 그려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상황 속에서 통쾌한 퇴마물은 대리만족을 가져올 수 있다. 또 히어로, 사극, 생활밀착형 등과 결합해 새로운 변주 선보이고 있다.
귀신이나 악령을 소재로 한 퇴마물은 매력적인 장르이고 그 동안 다양한 작품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퇴마 혹은 구마 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연달아 우리를 찾아온 적은 많지 않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귀신, 악령 등 이런 것은 우리 나라 시청자가 좋아하는 소재이다. 그리고 한국적인 히어로를 퇴마와 접목해서 생각하거나 보여지면 좀 더 친근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장르물의 소재가 확장하고 있다. 제작역량이나 시스템(CG 등) 구축이 잘되고 있어서 이전에 하지 못했던 소재의 장르 드라마를 고퀄리티로 구현할 수 있어 도전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악령이나 귀신 등 단순히 소재의 차별성이나 시각적인 것만에만 치우친 작품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그 안에는 각기 다른 사연을 통해 가족, 연인, 친구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풀어내야 보다 많은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 또 퇴마물은 수 많은 클리셰가 존재하는데 이를 현명하게 사용하거나 비틀지 못하고 클리셰에만 빠진 작품을 경험한 적이 많다. 다양한 퇴마드라마가 제작되고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하는 가운데 스토리와 캐릭터의 차별성이 없는 작품은 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