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인쿠시를 향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배구 스타 김연경이 감독으로 변신한 TV 예능의 흥행으로 프로그램 속 선수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위파위의 아시아쿼터 대체 선수로 정관장에 합류한 인쿠시를 향한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인쿠시의 비자,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상황까지 거의 생중계될 정도다. 한국배구연맹은 인쿠시의 데뷔전이 유력한 19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경기 전 인터뷰까지 진행한다. 이례적 분위기다.

예능으로 시작된 관심이 V리그의 실제적 인기에 도움이 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타플레이어 한 명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신 생각해야 할 지점은 있다. 인쿠시를 향한 기대와 경기력이 비례할지에 관한 질문이다. 인쿠시는 지난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7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자원이다. 예능을 통해 드러났듯 공격력에 장점이 있지만 리시브나 연결 등 기본기 면에 물음표가 붙는다. 외국인 선수까지 버티는 V리그의 높이와 힘을 견딜 수 있는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그나마 고 감독은 예능에서 실제로 맞붙어 경기력을 면밀하게 확인하고 영입했지만 냉정하게 당장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대다수의 배구 관계자는 걱정스럽게 지금의 현상을 바라보고 있다.

데뷔도 하기 전 받는 과도한 관심과 기대는 오히려 인쿠시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 자칫 팀 분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관장은 현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팀 전체의 뭉치는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쿠시의 현주소를 누구보다 잘 아는 고 감독도 걱정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고 감독은 “예능과 프로 스포츠는 별개”라며 “인쿠시도 알고 있다. 연습을 이틀 하고 몽골로 갔는데 하면서도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팬도 차이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인쿠시의 정착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당장의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인쿠시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고 감독도 “그 안에서 인쿠시도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런 재미도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기량보다는 미래의 경기력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