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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스포티파이가 한국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을까.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지난 2일부터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전세계 92개국 3억 4500만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하고 7000만곡 이상의 음원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확보한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최근에는 팟캐스트 부문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며 음악을 넘어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은 음악 소비자인 대중은 물론 뮤지션을 비롯해 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사였다. 이미 앞서 애플뮤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문을 두드렸지만 국내 음원 서비스의 견고한 벽을 온전히 넘지는 못했다. 오히려 유튜브와 같은 오픈형 OTT에서의 음악 소비는 가파르게 증가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스포티파이는 방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큐레이션을 가지고 한국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스포티파이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이스라 오마르는 8일 한국 서비스 론칭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은 고도의 개인화와 집중,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포티파이의 최대 강점은 개개인에 따른 큐레이션이다. 보유한 음원과 유저, 특히 개별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플레이리스트와 같은 데이터의 양과 수가 타 플랫폼과는 비교할 수 없이 다르기에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스포티파이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유아이는 기존 우리가 익숙한 국내 음원 플랫폼과는 다르기에 분명 상대적으로 각 플랫폼간 이동이 적은 국내 리스너들의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스포티파이는 최신의 알고리즘을 사용해 수천 여개의 시그널과 다양한 노래 요소를 고려해 최고의 추천을 하고 있다. 현재 7000만 개 이상의 음원이 있고 매일 4만여개의 음원이 추가된다. 3억 4500만 명 이상의 방대한 이용자의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5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최강의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시선에서 추천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방대한 깊이를 제공한다. 혁신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자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몇년간 국내 음원 차트에서 화두가 된 것은 ‘사재기논란’과 이에 따른 차트 왜곡 현상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는 “최첨단의 툴과 기술을 활용해서 순위 조작에 대한 감지가 들어간다. 스트리밍 조작을 없애려 해서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사용자 정보는 최우선으로 집중, 조작에 이용되지 않고 안전하게 정보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해외에서 스포티파이 알고리즘을 역으로 이용해 맞춤형 음원을 만들어 낸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고의 청취 경험을 전하는 게 목적이고 아티스트를 위한 팀도 꾸려져 있다. 아티스트의 바이오그라피나 아티스트들이 선택하는 음악을 볼 것이며 청취자들을 위해서도 각각의 유저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음악을 선사할 것”이라며 다소 두리뭉실한 답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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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국내 진출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국내 런칭 전부터 스포티파이가 한국의 아티스트와 전 세계 팬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하며 이제는 국내 음원 시장에 진출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음악 시장의 확장과 해외 진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기존의 차트 중심이 아닌 국경을 넘는 음악을 강조, 고도화된 콘텐츠로 차별된 경험을 선사해 선택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박 디렉터는 연내 국내에도 팟캐스트 서비스를 추가해 단기적으로는 국내 팟캐스트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익클루시브 팟캐스트 확보 및 한국만의 오리지널 제작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또 리스너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전용 플랫폼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을 확산시킬 계획도 밝혔다.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떼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누구나 알고 경험해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지만 장미빛 미래만 가진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큐레이션과 같은 서비스와 동시에 오리지널 콘텐츠의 확보였다. 특히 해외 콘텐츠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국내 콘텐츠가 존재했기에 많은 사용자가 몰리게 됐다, 하지만 음원 플랫폼에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게다가 스포티파이는 현재 카카오M과 아직 음원 제공 계약을 맺지 못한 것은 적지 않은 아킬레스건이다.
또 가격 경쟁력에서도 국내 음원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패밀리 요금제는 물론 자신들의 특징 중 하나인 광고 기반 무료 음악 재생 기능이 빠진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스포티파이는 단순히 음악 뿐만 아니라 듣는 행위의 모든 것, 혹은 이를 넓에 시간을 쓸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어떤 변화와 존재감을 보일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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