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배우 연우진부터 아이유까지, 김종관 감독 표 5인 5색 감성무비가 마음을 파고든다.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무도 없는 곳’(김종관 감독)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관 감독, 배우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가 참석했다.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 분)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여기,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다.

극중 연우진은 아이유(이지은), 윤혜리, 김상호, 이주영과 만나 이야기를 만나며 내적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김종관 감독은 “전작에 두 사람간의 대화로 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집중해서 만들어왔다”며 “그런 부분에서 더 형식적인 실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우진은 “감독님과 작업하는 순간 순간은 너무 감동인거 같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가는데 감독님과 만나게 되고 작품하는 순간만큼은 내 인생에서 잠시 서서 그 시간과 순간을 가만히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는 작업인거 같다. 연기자로, 내 인생에서 편안해지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다”라며 “그런 부분을 또 한번 느낄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더 테이블’ 때의 즐거운 기억을 베풀고자 노력했는데 이번에도 너무 큰 선물을 받은거 같아서 너무 좋았다”고 만족했다.

창석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는 내 마음속의 어떤 것들을 많이 비워내려고 노력했다. 바쁘게 달려온 시간 속에서 나도 모르게 꾸며낸 것들이 많았는데 없애고 지워내고 준비했던 시간이었다”며 작품을 통해 해소된 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들은 김종관 감독에 대한 믿음이 단단했다. 영화 ‘독전’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이주영은 매력적인 바텐더로 변신했다. 이주영 역시 “시나리오 받았을때 뭔가 김종관 감독님 여태까지 작업하셨던 작품과 연결이 되는거 같고 나도 김종관 감독님의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겠다 마음 들어서 반가웠고 감사했다”며 “주은이라는 캐릭터는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 그 아픔에 대해서 빠져서 슬퍼하거나 낙담하거나 그렇지 않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들이 있어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 어린 아이 같기도 하고 덤덤한 사람이고 강한 사람이구나 생각이었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서 윤혜리는 “대사가 젊은이들이 쓰는 말투보다 조숙한 말투다. 그게 낯설다고 해서 그 표현을 못하고 싶진 않았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고민했다”며 “감독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거 같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명으로서 반갑게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종관 감독이 정의한 자신의 세계관과 감성은 빛보다는 그림자다. 김 감독은 “빛과 어둠이 있다면 어둠, 그림자를 들여다보는 영역이다. 그 안에서 면밀히 관찰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이 시국에 잘 어울리는 철저하게 거리두기 하는 영화다. 거리에 아무도 없다. 그림자의 영역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늙음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너무 슬픔에만 잠기지 않을거란 확신이 있었다. 때로는 위장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는게 이 시대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바라보면서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영화에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도 출연해 의미를 보탰다. 김종관 감독은 “‘페르소나’에서 ‘밤을 걷다’라는 에피소드에서 같이 작업했다. ‘아무도 없는 곳’ 역시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고, 비슷한 시기에 고민하면서 나와있는 자매품 같은 느낌의 영화의 성격에 있어서 그래서 한번 이지은 배우에게 의논했다”며 “그 캐릭터도 이어져있는 느낌도 있어서 영화적으로 재밌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유가) 좋은 의미를 보태준거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앞서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 작품마다 자신 특유의 감성을 담아왔던 김종관 감독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다른 생각들을 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가 끝나고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은 관객들이 계속 생각하고 확장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목도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우진은 “삶의 또 다른 부분인데 상실이라는건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요즘 사람들이 더 크게 느끼는거 같다.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줄수 있는 마음의 잔잔한 파동, 위로인거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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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