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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벤 라이블리가 더그아웃을 벗어나고 있다. 출처 |SPOTV2 방송캡처

[스포츠서울 남서영기자]아직은 아닌가 보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벤 라이블리의 의지는, 의지로 끝났다.

라이블리는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4.2이닝 동안 6안타 1홈런을 4볼넷을 내주고 6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보여준 그는 5회 스스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도 11.57까지 치솟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라이블리는 지난해 기복을 보였다. 잘 던지다 부진하고 부상을 당해 한 달이 넘게 자리를 비웠지만, 돌아온 뒤 다시 잘하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 같은 라이블리의 기복은 지난해 뿐만 아니라 2019년도 같았다. 2019년에는 대체 용병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고, 지난해는 부상으로 시간에 쫓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믿음을 갖고 라이블리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라이블리의 기복은 여전해 삼성의 선택에 의문부호를 갖게 만들고 있다. 그는 4일 경기에서 4회까지 3안타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주자들을 잡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5회 김수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몸에 맞는 볼 두 번에 안 나오던 볼넷을 3개나 내줬다. 이날 경기 해설위원도 연이은 볼넷에 차라리 과감한 승부를 제안했을 정도였다. 결국 2사 만루 상황에서 심창민과 교체된 라이블리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심창민이 상대 타자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주자 결국 더그아웃에서 사라졌다.

[포토]5회말 무너지는 라이블리
벤 라이블리. 스포츠서울DB

KBO 3년 차 라이블리는 최정상급 구위를 가졌지만, 멘탈적인 부분이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몇 차례 자신의 경기 내용에 자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4일 경기에서 라이블리는 한 이닝에 대거 실점했지만, 삼진 6개를 잡아내며 여전한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다른 선택지에도 삼성이 3년간 라이블리를 선택한 자체가 그에 대한 실력은 이미 보장된 셈이다. 실전에서 멘탈만 잡으면 결과는 따라오게 돼 있다. 라이블리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미국 진출 의사를 밝혔다. 올시즌이 끝나고 라이블리가 미국으로 향할지 아니면 삼성 유니폼도 벗게 될지 궁금하다.

nams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