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나오미
오사카 나오미. 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기자들은 잔인한가? 경기에서 진 선수들 다짜고짜 붙잡고 패배 이유를 다그친다. 낙담에 빠진 선수는 좋지 않은 표정으로 마지 못해 답을 한다. 기자는 그게 직업이기 때문에 질문을 해야 하지만, 선수들은 대략난감하다.

3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21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여자단식에 출전하는 세계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23·일본). 그가 이번 대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오사카는 “선수들이 패배한 뒤 질문에 답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떨어진 상태에 있는 사람을 차 버리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결정이 이 대회에 대해 개인적인 것은 아니다. ‘상당한’ 벌금이 정신건강 자선단체에 지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실 오사카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32강(3회전) 진출(2016, 2018, 2019년)이 최고성적. 당연히 기자들의 질문은 프랑스오픈에서의 부진 이유에 맞춰질 수 밖에 없다. 그러자 오사카는 기자회견이 선수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들어,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오사카는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4회 우승자이다. 호주오픈 2회(2019, 2021년), US오픈 2회(2018, 2020년)다. 모두 하드코트에서의 성과다. 그러나 각각 클레이 잔디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는 부진했고 우승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 대회에 서면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사카는 “나는 종종 사람들이 선수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자회견이나 참석자를 볼 때마다 이것이 사실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종종 거기에 앉아서 이전에 여러 번 받았던 질문, 우리의 마음에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을 받는다”면서 “나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내 자신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함을 보였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