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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아침이슬’의 김민기 헌정 앨범 첫 음원이 오늘(6일) 공개된다.
메이트리 ‘철망 앞에서’, 유리상자 ‘늙은 군인의 노래’, 이날치 ‘교대’, 태일(NCT) ‘아름다운 사람’, 한영애 ‘봉우리’가 6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선보인다. ‘아침이슬’ 발표 50년을 기념해 한국 문화계의 거목 김민기에게 헌정하는 트리뷰트 앨범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의 첫 파트 음원이다.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의 음원은 6일부터 4주간 공개된다. 6일 공개된 참여 가수 외에도 권진원(황정민과 듀엣) 노래를찾는사람들 박학기 알리 레드벨벳의 웬디 윤도현 윤종신 이은미 장필순 정태춘 크라잉넛 등의 곡이 4~5곡씩 묶여 매주 한 파트씩 발표된다. 4주차에는 참여 가수 모두가 함께 부른 ‘아침이슬’도 만날 수 있다.
‘철망 앞에서’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 계획 추진과 관련 있는 곡으로, 고향방문 때 남북예술단 교환 공연도 계획돼 있었는데 당시 남측 예술단 공연 작품 구성이 처음에는 김민기에게 의뢰됐다.
김민기는 공연 피날레 곡으로 이 곡을 작곡했지만 남측 예술단 구성 단계에서 제작진이 바뀌며서 끝내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1993년 김민기 전집 음반에 수록됐다. 메이트리는 “현재진행형인 우리 민족의 비극을 새삼 다시 느끼게 돼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고 ‘철망 앞에서’를 부르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러한 나비의 아름다운 날갯짓으로 ‘그날’이 하루라도 앞당겨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또한 뭉클하고 설레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 빛으로 존재해 주신 김민기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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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군인의 노래’는 김민기가 군대 시절 정년 퇴직하는 선임하사의 술자리 푸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작곡해 선물했다는 곡이다. 양희은의 1978년 음반에 수록됐다가 곧 금지곡이 돼 앨범도 판매금지됐다. 1980년 이후 이 곡 속의 ‘군인’ 대신 부르는 사람에 따라 ‘투사’ ‘교사’ ’농민’ ’노동자’ 등 다양하게 바뀌어 불렸다.
유리상자는 “묵묵히 쓸쓸히 우리를 앞서가신 수많은 무명의 영웅들께 그리고 그 희생과 용기에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이 곡을 부른 소감을 밝혔다.
‘교대’는 음악극 ’공장의 불빛‘ 도입부 곡으로 야간 교대를 위해 동료를 깨우고 함께 어둡고 추운 골목을 지나 공장 수위실에서 출근 카드를 찍으며 정문을 통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교대’를 부른 이날치는 “김민기 선생님의 음악들 중 작업할 곡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러다 ’공장의 불빛‘을 보게 됐는데 1978년의 영상, 음악극이라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랐다. 특히 ‘교대’ 부분은 남녀가 노래를 주고받으며 단순한 선율을 반복하는데 이것을 통해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치의 보컬이 4명이기에 합창하며 부를 수 있는 ‘교대’를 선택했다. 특별한 감정을 넣어 표현하기보다 판소리 창법을 덜어내고, 쓸쓸하고 처연한, 공장의 기계처럼 반복되는 인권 없는 노동자들의 삶을 이날치만의 스타일로 풀어봤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사람’은 1절의 울고 서 있는 사람, 2절의 들판을 달리는 사람, 3절의 산 위에 서 있는 사람은 각각 인식과 행동, 그리고 그것의 총합으로서의 실천적인 인간형을 상징한다. 가사에 나오는 ‘하나이’가 흔히 ‘한 아이’로 오해되는데 작가는 ‘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썼다.
태일은 “너무나도 존경하는 김민기 선생님의 대표곡 ‘아침이슬’이 올해 발매 50주년을 맞아 이렇게 뜻 깊은 프로젝트에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침이슬’뿐만 아니라 솔로곡으로 참여한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곡은 가사 한 구절, 한 구절 정말 와 닿았던 따뜻한 곡이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으면 더욱 더 아름다운 곡임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음 가득 담아 부른 ‘아름다운 사람’과 트리뷰트 앨범 수록곡들 한 번씩 들어 주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봉우리’는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이 열렸을 때 MBC TV에서 초반 메달권에서 탈락하면서 조기 귀국한 운동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작가는 이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으로 유명해진 송지나였다.
이 노래는 이 프로그램의 주제곡으로 만들어져 양희은의 목소리로 방송됐다. 물론 브라운관의 자막에 작사· 작곡자의 이름은 빠진 채였다. 1985년 양희은의 음반에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다.
한영애는 “작곡가 김형석 씨가 스트링으로 편곡을 하겠다고 먼저 의견을 줬고 그는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이 노래의 제목은 ‘봉우리’인데 노랫말 중반에 등장하는 ‘바다’ 장면은 압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힘겹게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듯한 주인공이 자신을 다독이며 봉우리 중간 쯤에 도달했을 때 바다를 만나게 된다. 모든 것은 바다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포용의 한 호흡을 얻는다. 그러면서 노래는 내게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성실하되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지금. 여기”라고 설명했다.
<‘아침이슬’ 50년 김민기에게 헌정하다>는 음원 공개 후 7월 중 CD를 발매하고 8월 이후 LP도 출시된다. 20일 한 사람의 음악으로 채워지는 KBS1 ‘열린음악회’ 김민기 특집편 방송과 트리뷰트 콘서트도 이어진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콘서트는 9월 이후 실내 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아침이슬’ ‘친구’ 등이 수록된 앨범 ‘김민기’는 1971년 발표돼 이후 ‘상록수’ 등 김민기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 젊은이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됐다. 김민기는 90년대 이후 극단 학전을 설립, 뮤지컬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트리뷰트 앨범에는 학전 공연장을 거친 후배 가수들을 중심으로 장르와 세대를 망라한 뮤지션들이 합류했다. 학전 뮤지컬 무대에 섰던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조승우 등 배우들을 대표해 황정민도 가창에 참여했다. 또한 조동익 윤일상 박인영(스트링) 등 시대를 빛낸 뮤지션들이 편곡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이번 트리뷰트 앨범은 경기문화재단의 ‘경기 컬쳐 로드’ 사업의 일환으로 강헌 대표이사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이자 성공회대 교수인 김창남을 비롯해 한영애와 박학기(총감독), 작곡가 김형석(음악감독) 등이 중심이 된 ‘아침이슬’ 50주년, 김민기 헌정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해부터 기획해왔다.
트리뷰트 앨범 외에도 김민기 동요 음반 제작과 트리뷰트 전시도 열린다. 김민기는 수많은 동요를 작곡했고 아동극도 연출했다. 김민기의 예술과 정신에 영향 받은 시각예술 분야 작가들이 오마주 전시회를 다음달 10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김민기 관련 아카이브와 함께 개막식 당일 김민기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김창남 강헌 등의 토크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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