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KSPO DOME=원성윤 기자] 역시는 역시였다. 제이엑스(JX) 김재중 김준수는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 아티스트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자리였다. 포기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진화해 왔다. 두 사람이 선보이는 콘서트는 밀도 높은 에너지로 충만했다. 노래와 춤, 객석 호응까지 더할 나위가 없었다. 완성형 아이돌 2세대를 대표하는 클래스는 여전했다. 아니, 이젠 5세대 데뷔 아이돌 제이엑스(JX)다.

김재중과 김준수(XIA)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8~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합동 콘서트 ‘제이엑스 콘서트 아이덴티티 인 서울(JX 2024 CONCERT IDENTITY in Seoul)’을 열었다.

‘디보션’(Devotion) ‘섬머 제이(Summer J)’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까지 팬들과 호흡하는 모습은 5세대 아이돌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높은 음역대 곡에서부터 격한 안무까지 흔들림 없이 소화했다. 카메라를 원샷을 받으며 무대 정면에 있는 대형스크린을 향해 애교 섞인 표정을 보낼 땐 영락없는 아이돌이었다.

‘스탠 바이 유’(Stand By U) ‘아스와 쿠루카라-내일은 오니까(明日は來るから)’를 부를 때 보컬 매력이 돋보였다.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며 특유의 쇳소리로 매력적인 보이스를 선보인 김준수는 보석 그 자체였다. ‘도우시떼-어째서 너를 좋아하게 됐을까?(どうして君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를 부를 땐 단단한 김재중 보컬까지 더해지며 콘서트장을 감성으로 물들였다.

김준수는 “한국에서 일본 노래 부를 일이 사실 별로 없다. 너무 오랜만이어서, 언제 다시할지 모를 콘서트니까 일본 토호신기 시절 노래도 섹션에 넣었다. 입 모양을 보니 다 따라 부르는 것 같다”며 “한국어든 일본어든 언어가 중요한 건 아닌 거 같다. 좋은 곡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비긴(Begin)’이 나올 때는 동방신기 시절 20대 초반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져 팬들 뭉클함을 자아내게 했다. 김재중은 “오늘 노래를 하다보니 마음이 더 그렇다. 둘이 함께해서 그동안 부르지 못한 노래를 현장에서 부르고 있지만, 아직도 못했던 이야기가 참 많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말 못할, 말 못한 이야기를 음악에 녹아져 있다. 답답함이 노래를 하면서 해소되는 느낌이 있다”고 소감을 표했다.

두 사람은 노래를 부르면서 뭉클했던 순간을 전하기도 했다.

김준수는 “노래 할 때 팬들 보면서 노래하는 것도 울컥울컥하지만, 화음 넣을 때 (김재중을) 쳐다보면 울컥해서 눈을 못 보겠다. 2~3초 마주치면 시선을 돌려야한다”며 “노래를 부르면 저희도 그때 시절로 돌아간듯 하다. 저희에게는 (동방신기 시절이) 아프기도 했고 영광스러웠던 순간이었다. 그 시절이 있었기 여러분이 이렇게 들으러 와주셨다. 노래하는 게 영광스럽고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공연 백미는 불후의 명곡 ‘주문’이 나올 때였다. 이들 본체인 동방신기 노래가 나올 때 팬들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주문-미로틱(MIROTIC)’이 나올 때 객석은 떠나갈듯 함성으로 이들 무대에 화답했다.

앵콜 요청이 쏟아졌다. 김준수는“5세대 아이돌이다. 제이엑스(JX)로 불러주면 나오겠다”고 부탁한 터라 망설임 없이 구호가 터져 나왔다.

2004년 데뷔곡 ‘허그(HUG)’를 부를 때는 교복을 입고 나와 팬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풍선’ ‘엠프티(Empty)’ ‘러브 인 디 아이스(Love In The Ice)’까지 쉼 없이 부르며 3시간 공연을 꽉 채웠다.

이번 ‘아이덴티티(IDENTITY)’ 콘서트는 김재중과 김준수의 활동명 첫 글자를 딴 유닛 JX로서 처음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오랜만에 만나는 두 사람의 한 무대 소식이 개최부터 뜨거운 화제를 불러모았다. 일찌감치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한 뒤 팬들 요청에 시야제한석을 추가로 오픈했다. 이번 콘서트를 시작으로 JX 새로운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