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은
남강초 주장 최세은이 6일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삼척복합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제29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초등부 4강전 가림초와 경기에서 이긴 뒤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삼척=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장슬기 언니 실제로 보고 싶어요.”

‘여자 축구 초등부의 강자’ 경남 남강초의 주장 최세은(6학년)은 중등, 고등부 지도자도 눈여겨보는 유망주다. 키 148㎝, 다부진 체격을 지닌 그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두드러진 기본기와 재능을 갖췄다.

지난 4월 올해 첫 전국대회로 열린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도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MVP를 차지했다. 제29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도 최세은은 가장 빛나고 있다. 그는 6일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삼척복합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린 대회 초등부 4강전 인천 가림초와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풀타임을 뛰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세은은 지난해 5학년 시절 28회 여왕기 초등부 A그룹에 참가해 11골로 득점왕을 거머쥐며 남강초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기본적으로 득점력이 탁월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2경기와 8강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조별리그에서 격돌한 울산 서부초와 강원 성덕초를 상대로 각각 3골과 4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세종 참샘초와 8강전에서도 4골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그가 더 무서운 건 득점력만 좋은 게 아니다. 초등부 8인제 경기에서는 후방에서 공을 소유하며 전체적으로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최세은은 늘 후방에서 전술의 꼭짓점 구실을 한다. 경기 템포를 조율하고 양질의 패스를 뿌리면서 기회가 날 때 직접 득점에 가세하고 있다. 가림초와 경기에서도 공을 잡았을 때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템포 조절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1-0으로 앞선 후반 2분 팀의 두 번째 골을 책임지며 두 골 차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직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최세은은 “우승하고 집에 가서 엄마, 아빠랑 놀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영락없는 초등학생이었다. 하지만 축구 얘기만 하면 눈빛이 달라진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몸싸움이나 득점은 잘하고 있지만 볼 터치나 패스 타이밍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진중하게 말했다.

본래 진주 서진초에 다니던 최세은은 오빠들이 공 찰 때 어울렸다가 축구의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이후 여자 축구부가 있는 남강초에서 취미반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그리고 최세은의 재능을 눈여겨본 채준우 남강초 감독 눈에 들어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축구에 입문했다. 채 감독은 “최세은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선수다. 전술 이해도도 뛰어나서 현재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은이 훈련장과 실전 경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자신감이다. 그는 “자신 있게 공을 차야 감독께서 주문한 전술도 잘 소화할 수 있고, 득점도 잘 나온다”며 “선배 언니들이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우승을 해서 나 역시 그런 마음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세은에게 롤모델을 묻자 여자 국가대표팀 ‘멀티 플레이어’ 장슬기(인천현대제철)를 언급했다. 그는 “장슬기 선배는 슛도 좋고 드리블도 매우 능하다. 또 동료의 패스도 잘 받아주면서 경기를 잘 풀어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처럼 공·수 모두 제 역할을 소화하는 장슬기인 만큼 평소 관심을 두고 경기를 본단다. 향후 연령별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파주NFC에서 장슬기를 만나는 그림도 그릴 만하다. 이 얘기에 두 손을 모으고 수줍게 웃은 최세은은 “정말 그렇게 되면 꿈만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은은 7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경북 상대초와 초등부 결승전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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