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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범LG가 식품업체인 아워홈 신임 대표에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선임됐다. 범 LG가 최초의 여성 후계자다.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여동생들의 공격에 결국 해임됐다. 이들 남매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손자이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들이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아워홈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구지은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구 대표를 선임했다.
구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인암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의 안건도 통과했다. 아워홈의 이사 수는 기존 11명에서 32명으로 21명이 늘었다. 대부분 구 대표 측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삼남인 구자학 회장이 1984년 설립한 식자재 공급기업이다. 2019년 기준 단체급식 시장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밀려났다.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 등기이사에 선임된 뒤 2015년 구매식재사업본부 본부장까지 맡았지만 5개월 만에 보직해임됐고 2016년 아워홈을 떠났다.
이후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해 지속적으로 남매 간 갈등을 빚어왔다.
아워홈은 줄곧 캘리스코에 식자재를 공급해왔지만, 2019년 이를 중단해 남매 사이의 관계는 더욱 나빠졌다. 이에 캘리스코는 지난해 식자재 공급선을 신세계푸드로 변경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구지은 대표가 아워홈 경영권을 가져오면서 두 기업 사이의 관계도 재정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지만 지분 구조상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대 주주인 만큼 사내 우호 세력을 규합해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경우 동생들과 지속적으로 경영권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워홈 지배구조상 최대 주주는 구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갖고 있다. 이번에 경영권을 가져온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6%에 달하지만 3분의 2에는 못 미친다. 이에 세 자매는 지난 4일 이사회에서 구 부회장의 대표이사직만 해임 가능했다.
구 부회장은 1심 선고는 물론 주총·이사회 결정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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