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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의 박주호.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거창 정다워기자] 유럽을 경험한 베테랑 박주호(34·수원FC)는 벤투호를 지지하고 있다.

박주호는 현재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중에서는 커리어가 가장 화려한 편에 속한다. 일본에서 프로 데뷔해 스위스 명문 FC바젤에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큰 무대를 경험했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무대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인츠05,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도 뛰었다. 유럽에서만 7년을 활약했다.

박주호는 대표팀의 오랜 핵심 자원이기도 했다. 지난 3월 한일전에도 차출돼 일본을 다녀왔다. 누구보가 경험이 풍부한 박주호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박주호는 “대표팀에 가면 예전에 유럽에 있던 시절이 생각난다. 운동이 굉장히 재미있다. 경기에 나가냐, 안 나가냐느냐보다 즐겁게 운동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라면서 “설명이 복잡하지 않고 공통적으로 가져갈 부분은 지켜나간다. 감독의 말이 자꾸 바뀌면 선수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는데 벤투 감독님은 그렇지 않다. 선수들의 신뢰가 대체적으로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대규모 사단을 이끌며 짜임새 있는 훈련 세션을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선진 트레이닝 시스템을 선수들은 선호한다. 박주호는 “운동 플랜 자체가 좋다. 적당한 긴장감이 있다. 짧은 시간에 고효율 운동을 많이 한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성적이다. 한일전 같은 결과가 다시 반복되면 아무리 선수들의 지지를 얻는다 해도 벤투 감독이 스스로 입지를 유지하기 어렵다.

박주호는 “핑계를 대면 한도 끝도 없다. 결국 결과가 중요하지 않나. 한일전은 선수들도 수긍할 수 없는 결과였다. 몸 상태, 환경와 관계없이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호는 유럽 시절 함께했던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투헬 감독은 마인츠 시절 박주호를 중용했고 도르트문트로 이적하면서도 그를 영입했다. 투헬 감독은 선수로서 박주호를 높이 평가했던 지도자로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적 명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박주호는 “(투헬 감독은) 강한 성향의 감독이기는 했다. 원하는 게 정말 뚜렷했다. 나를 굉장히 많이 챙겨주고 잘해줬다. 나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도르트문트에서 있을 땐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에도 투헬 감독과는 관계가 좋았다. 나를 이해해줬다”라고 했다.

이어 “투헬 감독은 선수의 장점을 보는 지도자였다. 능력이 굉장히 탁월했다. 나도 지도자 생각이 있는데 투헬 감독처럼 선수의 장점을 보고 활용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 단점을 생각하기보다 장점을 인지하고 그 부분을 끌어올리는 점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