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 이준철 조교사 (2)
이준철 조교사  제공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이준철 기수가 이제 ‘조교사’ 타이틀을 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준철 기수는 지난 달 20일 김대근 조교사와의 찰떡 호흡을 무기로 3전 3승의 대미를 장식하며 23년의 기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난 1일 영원한 선배이자 스승인 김대근 조교사로부터 48조 마방을 이어 받아 조교사로 ‘제2의 경마인생’을 시작했다. 한국마사회 서울경마공원 삼포마사에 자리잡은 48조의 마방을 찾아 조교사로서 그의 꿈과 포부를 들어봤다.

이준철 조교사가 처음 조교사를 꿈꾸게 된 것은 역시 김대근 조교사의 영향이 컸다. 지금으로부터 약 11년 전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느끼던 그에게 김대근 조교사는 조교사라는 직업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이 조교사 또한 훌륭한 조교사 선배들을 지켜보며 조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던 터였다. 그 마음을 알아준 선배의 조언에 큰 힘을 얻었다.

이 조교사는 최근 은퇴한 김대근 조교사에게 배우고 싶은 덕목으로 정직함과 성실함을 꼽았다. 김 조교사는 아끼는 후배에게 마방을 물려주며 “단순히 마방에만 머물지 말라. 이곳 저곳을 살피며 말도 계속 보러 다니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하라”고 격려했다.

기획2 이준철 조교사
이준철 조교사  제공 | 한국마사회

이 조교사는 요즘 아침에 훈련하고 다시 마방에 돌아와 말 손질과 수영장 훈련 등 말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하루 일과를 보낸다. 그는 “조교사가 된 뒤 일상적인 변화는 크게 없다. 다만 그동안 계속 생각해왔던 것들을 실천해 나가야 되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한다. 말이 안 아프고 안 다치고 건강하게 경기를 뛸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조교사의 몫이기에 그런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조교사는 이번 주 경주에 2두를 처음으로 출전시킨다. 본격적인 데뷔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의 마방은 몹시도 분주했다. 마방 식구들은 바삐 움직였고 그 역시 마방 뒤켠에서 인터뷰를 이어가면서도 마방의 일들을 하나하나 세심히 챙겼다. 그는 “워낙 오랫동안 함께해서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또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행운”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신예’ 조교사는 말을 볼 때 어떤 점을 눈 여겨 볼까. 이 조교사는 “혈통도 물론 중요하지만 뛰어노는 모습이나 자세, 피부 등과 함께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지켜본다”고 했다. 그는 ‘홍바라기’, ‘흥행질주’ 외에도 ‘블루마카롱’과 ‘더드림’을 48조 마방의 다크호스로 꼽았다. 아주 예민하면서도 영민한 말이라 금세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조교사는 올해 단기적인 목표로 대상경주 우승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소속 경주마인 ‘홍바라기’, ‘흥행질주’ 등도 대상경주 출전을 목표로 달릴 예정이며 우승을 따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이 조교사는 “코로나 때문에 팬 분들이 입장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은퇴를 하고 개업을 하게 됐지만 항상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말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려 최상의 상태로 경주를 나갈 수 있게끔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