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종 개봉

[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무더위를 날리는 것은 물론 스산함마저 서려있다. 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개봉한 영화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의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랑종’은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곡성’ 나홍진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셔터’로 국내 팬들에도 익숙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심은 예매율로도 증명된다.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랑종’은 개봉 전날인 13일 오전 44.5%의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위 ‘블랙 위도우(30.9%)’의 수치도 뛰어 넘었다. 한국-태국 합작 영화가 마블마저 넘어선 것이다. 예매율 돌풍이 박스오피스 성적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순제작비 23억원 정도인 ‘랑종’은 국내 기준으론 저예산에 속한다. 하지만 통상 태국 영화 제작비에 견주었을 때 2배 이상 높은 제작비가 투입됐다. 그만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책임감도 남달랐다. “진심을 다했다”고 입을 모은 나홍진 감독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로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아야 했다. 하지만 영화에는 두 사람의 온 마음이 담겼다.

랑종 포스터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걸맞게 끊임없이 무서움 속에 보는 이의 심리를 압박한다. 앞서 진행된 시사회 등을 통해 영화를 먼저 접한 이들은 하나 같이 “보다가 나갔다”, “불 켜고 보고 싶다”, “‘곡성’은 무서운 것도 아니었다” 등 다양한 관람평으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반부는 잔잔하나 귀신 하나 없는 영화임에도 그 이상의 공포감을 조성하고 후반부로 흐를수록 휘몰아친다. 제작진의 세밀한 설계가 극한의 공포감을 선사한다.

국내는 물론 태국 현지에서도 낯선 배우인 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의 열연도 공포감 조성에 큰 공을 세웠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리얼리티를 위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기력은 출중한 연극배우를 캐스팅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하지만 ‘청불’ 등급답게 극한의 잔혹성도 담겨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CCTV시점의 영상들은 무서움을 더 배가시킨다.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꼭 필요한 장면만 넣으려고 노력하고, 고심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또 영화 속에는 태국의 무속신앙 등 국내 영화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다채로운 볼거리도 담겨있다. 벌써부터 SNS에서는 ‘랑종’ 관전포인트 등이 회자되는 등 장르와 관람등급의 한계를 넘어서고 흥행까지 기대케 한다. 화제성은 이미 최고조다. 한국과 태국의 세계관이 만난 ‘랑종’은 최고의 시너지로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