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가 지난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2020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도쿄 |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 사이타마=김용일기자] “은메달은 아빠 옷장에 있는데, 이건(동메달) 내가 간직하려고요.”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한국명 고보경)는 이렇게 말하며 싱긋 웃었다. 리디아 고는 지난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2020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넬리 코다(미국), 이나미 모네(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박인비(금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던 리디아 고는 또다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애초 그는 최종 4라운드 18번 홀까지 이나미와 동타로 공동 2위를 기록했으나 ‘은메달 결정전’으로 치러진 연장 승부에서 아쉽게 밀렸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활짝 웃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장내를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보경아!”라고 외친 매니저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는 매니저가 “한국 취재진이 간단하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얘기에 흔쾌히 수락했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72번째 홀을 치고 내가 3등을 해서 동메달을 딴 줄 알았다. 연장에 가는 줄 몰랐는데, 은메달을 딸 기회가 있다고 하니 그 자체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우올림픽 은메달도 뜻깊었는데 동메달을 또 따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16승을 올린 강자다. 그런 그에게도 올림픽 메달이 매우 뜻깊다. 리디아 고는 “투어 대회에서는 항상 경기가 끝나면 1등이 누구인지만 알고 2·3등은 좋은 성적이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느냐”며 2,3위에게도 시상하는 올림픽 의미를 언급했다.

리우 대회 은메달은 아빠 옷장 속에 있다고 밝힌 리디아 고다. 그는 “은메달은 아빠 옷장에 있는데 이건 내가 잘 간직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2024년 파리 대회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파리에도 출전하면 좋겠다. 3년 후 파리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어떤 색깔이든 메달을 다시 따면 영광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디아 고는 오는 12일 열리는 LPGA투어 스코틀랜드 오픈을 겨냥한다. 끝으로 그는 “이 동메달로 다음 주 대회에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