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로드FC 챔피언이 되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바치고 싶다.”
타지키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최 세르게이(32, 아산 킹덤MMA)가 이를 꽉 깨물었다. 최 세르게이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살아왔다. 전쟁으로 타지키스탄을 떠나 우즈베키스탄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전쟁이 끝난 후 타지키스탄으로 돌아갔지만, 러시아로 이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생겼다. 2017년에는 돈을 벌어 부모님을 도와드리기 위해 한국에 왔다.
종합격투기와의 인연도 이때부터다. 현재의 소속팀인 아산 킹덤MMA에서 종합격투기를 배우며 로드FC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한국에 오기 전인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태권도를 수련했다.
현재 최 세르게이는 목표는 로드FC 챔피언이다. 종합격투기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2020년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맞짱의 신’에도 도전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부상으로 탈락하기 전까지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최 세르게이는 로드FC와 계약을 체결한 뒤 종합격투기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데뷔전은 지난해 7월 열린 ARC 002다. 타격가 황창환을 1라운드 47초 만에 KO 시켰다. 올해 7월에는 로드몰 로드FC 058에서 김영한을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상승세를 탄 최 세르게이 앞에 더 상승세인 ‘고등래퍼’ 이정현(19, FREE)이 나타났다. 로드FC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다. 최 세르게이 입장에서 5연승 중인 상대이기에 부담스러우면서도 이기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에 안성맞춤인 경기다. 두 선수는 오는 30일 잠실 롯데월드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리는 아프리카TV-로드FC 리그 (ARC 006)에서 맞붙는다.
최 세르게이는 “이정현은 좋은 선수다. 빠른 스피드가 장점이다. 스탠스에 단점이 있는데 내가 알고 있다. 경기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 경기를 위해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출근하기 전에는 아침에 산악달리기를 한다. 경기 준비가 잘되고 있다”며 이정현과의 대결 준비에 대해 말했다.
최 세르게이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국적은 러시아지만, 조부모님과 부모님 모두 고려인이라 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최 세르게이는 “나는 고려인이고, 대한민국은 내 조국이다. 한국에서 프로 선수가 돼서 내 꿈이 이루어졌다. 여기서 가정을 이루고 딸도 태어나고 좋은 친구들도 많았다. 한국에 너무 감사하다. 로드FC 챔피언이 목표다. 챔피언이 되고 승리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바치고 싶다. 지금은 사람들이 나를 잘 모르겠지만, 곧 많은 사람들이 알 게 될 거다.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