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사인 기자회견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김연수 병원장이 고인의 사인 등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양미정기자]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지난 26일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숨진 제13대 대통령(1988∼1993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인을 ‘장기간 투병 중 여러 질병이 복합된 숙환’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노 전 대통령이 ‘다계통 위축증’ 등으로 장기간 투병하면서 전신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여러 질병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다계통 위축증은 여러 신경계를 침범하는 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로, 소뇌 기능 저하와 관련한 증상이 많아 ‘소뇌 위축증’이라고도 불린다. 소뇌 기능이 악화하면서 평형 감각이 떨어져 보행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구음 장애도 동반할 수 있다.

김연수 병원장은 “고인께서는 다계통 위축증으로 투병하시며 반복적인 폐렴과 봉와직염 등으로 수차례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치료를 지속해서 받아왔다”며 “최근에는 와상(누워 있음) 상태로 서울대병원 재택의료팀의 돌봄 하에 자택에서 지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노 전 대통령을 진료했던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의 이선영 교수는 “대략 20년 정도 와상 상태에 계셨던 것으로 안다”며 “중간 중간 서울대병원 입원 치료도 했으나 최근 10년 정도는 재택 치료를 주로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병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오랜 시간 누워 있으면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해 지병으로 인해 사망하신 것”이라고 병세와 사인을 요약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전날부터 저산소증, 저혈압 등의 증상을 보였고 이날 낮 12시 45분께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방문했다.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에는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의 상황이었으며, 이후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오후 1시 46분 결국 사망했다.

시신은 별도로 안치된 상태로 전해졌으며, 유족 측은 27일 오전 10시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될 때까지 따로 조문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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