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선제 적시타에 기뻐하는 두산 정수빈
두산 정수빈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3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LG 선발 수아레즈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1. 11. 4잠실 |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그래도 저보다 정규시즌 때 더 잘해요.”

두산 정수빈(31)은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경기를 지배한다는 걸 본인도 잘알고 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정수빈은 영웅으로 등극했다. 4타수 2안타 1볼넷 2도루 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점수를 올리는 순간, 그 자리엔 정수빈이 서 있었다. 선취점도 정수빈의 손에서 나왔다. 3회초 1사 2루 찬스에서 그는 상대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의 148㎞짜리 패스트볼을 때려 1타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경기 내내 빠른 발도 돋보였다. 5회 추가점이 나올 때도 정수빈이 관여했다. 무사 1루 때 번트를 대고 1루로 뛰었다. 공이 뒤로 빠져 세이프를 이끌어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쓰리피트 아웃으로 판정됐다.

그러나 이때부터 LG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8회 상대 실책으로 2점을 더한 뒤, 계속된 공격에서 정수빈의 빗맞은 타구가 3루수 방향으로 천천히 굴러갔다. 정수빈의 빠른 발을 의식한 3루수는 포구에 실패했다. 1루에 선 정수빈은 빠른 발로 2루를 훔쳐 상대를 위협했다.

[포토] 적시타 정수빈 \'제대로 날아갔어\'
두산 정수빈이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시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3회초 1사2루 1타점 중전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동안 정수빈은 큰 무대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발휘했는데, 이번 PS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기록이 증명한다. 2009년 데뷔한 정수빈의 통산 타율은 0.281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타율은 0.302로 더 높다. 특히 지난 2015년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때도, 정수빈은 타율 0.571을 기록해 MVP에 오른 바 있다.

사령탑도 감탄할만한 배짱이다. 정규시즌 때 부진했더라도 PS 무대에 서면 귀신같이 살아난다. 그는 선전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규시즌과 비교했을 때, PS는 더 긴장되고 경기가 종료되면 두 배 더 피곤하다. 그래도 큰 경기가 재밌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수빈의 활약은 물론, 주춤했던 허경민과 박건우의 타격감도 조금씩 페이스를 찾고 있다. 허경민은 시즌 막판부터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키움과 와일드카드결정전 2경기에서 타율 0.500을 기록하더니, LG와 준PO 1차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박건우는 2016년 주전 도약 후 6연속시즌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까지 PS 통산 타율이 0.184에 그쳤다. 하지만 LG 전에서 5회 1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리에 발판을 놨다.

[포토] 박건우, 5회 1점 더 달아나는 적시타
두산 박건우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시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5회초 2사3루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2021.11. 4.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90즈’로 불리는 입단 동기들의 활약이 더없이 반가운 정수빈이다. 그는 “지금은 내가 좀 더 잘해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때는 허경민 박건우가 더 잘한다. 나는 이때라도 잘해야 한다. 박건우는 실력이 워낙 좋은 선수다. 그동안 큰 경기에서 부담감을 갖는 것 같았다.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더라. 장난식으로 ‘하루에 하나만 해’라고 했다. 오늘 하나했다. 계속 이런 경기를 치르다보면,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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