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난 내 프레임에 들어온 건 절대 안 잊는데..."


그저 원나잇이라고 생각했던 남자가 여자의 일상으로 저벅저벅 걸어들어왔다. 더 이상 사랑을 믿지않는 그녀는 애써 그에게로 향하는 시선을 피하지만, 자석처럼 끌리는 공기마저 밀어내기는 힘들다.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에서 전세계 명품 브랜드가 탐내는 포토그래퍼 윤재국(장기용 분)과 패션회사 더원의 디자인팀장 하영은(송혜교 분)이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초의 패션위크에서 운명처럼 마주쳤다.


전세계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패션위크데이, 영은은 화끈한 파티를 즐긴 후 끌리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잠이 깬 남자가 프랑스어로 이름을 묻자 영은은 "우리가 두번 만날 일은 없을 거야. 파리로 잘 돌아가"라며 역시 프랑스어로 답한다.




이번 패션위크 최고의 화제는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올리비에 드 쌩 쇼비르다. 그와의 만남에 모든 패션업체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영은도 미팅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하지만 아침부터 그를 찾은 건 회사 대표의 딸이자 오랜 친구인 황치숙 (최희서 분)이다.


브랜드의 남자모델 지미와 사귀고있던 치숙은 자기가 빌려준 호텔방에서 지미가 웬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 걸 알고 길길이 날뛰는 중이었다. "아무 짓도 하지마"라며 치숙을 진정시키고 현장을 향한 영은은 "지미씨는 우리 광고모델로서 사생활 관련 조항을 위반했다. 위약금은 계약금의 3배다"라고 경고한다.



샤워하다 말고 허둥지둥 옷을 챙겨입은 지미는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영은을 따라가 "누나. 오해에요. 애가 춥다고 해서 그냥 이불만 같이 덮고잤다"며 애걸복걸한다. 하지만 그 엘리베이터에는 이미 재국이 타고 있었고, 전날 밤을 함께 보낸 영은을 알아본 재국은 알 수 없는 상황에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재국은 패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홍보회사 비전피알의 대표이자 형의 친구인 석도훈(김주헌 분)의 연락을 받는다. 도훈은 '미스터제이' '주니어' '쿠키' 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전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포토그래퍼 재국의 실체를 아는 몇 안 되는 인물.


자신도 노총각이면서도 재국에게 얼른 좋은 여자 만나라고 걱정하는 오지라퍼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국은 "누가 누굴 책임질 수 있겠어. 서로 안전거리 유지하면 실망할 일도 없고"라며 비혼주의를 피력한다.


영은은 딸 치숙의 행방을 찾는 더원 황 대표(주진모 분)의 전화를 받는다. 황대표는 "오늘 오후 7시에 약속을 잡아놨다. 치숙이 잘 꾸며서 내보내라"라고 말한다. 디자인팀장일 뿐 아니라 치숙의 보모 겸 비서 역할까지가 영은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미에게 배신을 당한 괴로움에 술을 마신 치숙은 "아침엔 내 돈 보고 온 남자한테 차이고, 저녁엔 아버지 돈 보고 온 남자 만나는 건 못하겠다"며 영은에게 대신 나가달라고 한다.


재국은 패션업계 인사들이 다 오는 자리라며 꼭 가보라고 도훈이 신신당부한 장소로 이동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고급 레스토랑인 건 알겠는데 종업원이 접시에 자신의 이름과 여자 이름을 적더니 하트를 그려준다.


도훈이 어머니의 부탁으로 불러낸 맞선 자리라는 걸 직감한 재국이 자리에서 나가려는 찰나 영은이 그의 눈앞에 등장한다. 황치숙이라는 이름으로. "늦어서 죄송합니다. 회사일로 문제가 생겨서 저는 이만"이라고 속사포처럼 내뱉던 영은은 재국의 뒤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두툼한 스테이크를 홀린듯 바라보더니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종일 올리비에 섭외에 치숙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한끼도 못 먹은 영은의 본능적 움직임이었다. 그런 영은을 어이없게 바라보던 재국이 식사를 하는 사이, 배를 채운 영은은 업무 모드로 돌입해 정신없이 회사 후배와 통화 중이었다.


알만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자 재국은 "디자이너예요? 난 프리랜서 포토그래퍼에요. 이런 자리에선 우리 같은 사람들 동선이 겹치는데, 벌서 만났을 수도 있겠다"라면서 영은이 하룻밤을 보낸 자신을 기억하는지 떠본다.


하지만 영은은 "난 임팩트 없는 만남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라고 답한다. 재국은 "임팩트가 없다라... 디자이너 치고 눈썰미가 없네요. 난 내 프레임에 들어온 건 안 잊는데"라며 영은을 바라본다.


큰 관심을 두지 않고 길을 나선 영은은 올리비에에게 전달할 화보파일이 없어졌다는 전화를 받는다. 다행히 미팅이 하루 미뤄진터라 현장에서 바로 촬영을 진행하면 되는 상황이지만 포토그래퍼를 어찌 구할지 난감해졌다.


그때 방금 헤어진 프리랜서 포토그래퍼에 생각이 미친다. 정신없이 재국을 쫓아간 영은은 "알바 할래요? 우리같은 프로랑 일하는 거 나중에도 도움이 될거다"라고 제안한다. 자신의 정체를 꿈에도 생각 못할 영은을 흥미롭게 보던 재국은 제안을 받아들인다.


현장에 도착한 재국은 능숙하게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촬영을 이어간다. "초짜가 아닌 것같다"는 후배들의 말을 들으며 재국을 유심히 살피던 영은은 달콤한 키스를 나눴던 그날 밤 재국을 떠올렸다. 영은 역시 만나자마자 그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



재국의 도움으로 최고 퀄리티의 화보를 만들어낸 영은은 올리비에를 만나러 가지만, 그는 이미 경쟁 업체인 비아체와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배신감을 느낀 영은의 후배 남나리(김보정 분)는 복수를 위해 몰래 올리비에의 비공개 의상을 촬영한 뒤 카피시장에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알게된 영은은 "너도 디자이너면서 카피가 어떤 건지 몰라? 우리 진짜 스타일은 구기자 말자"라며 사진을 삭제하라고 지시한다. 수상한 짓을 하는 스태프의 뒤를 밟다 나리와 영은의 대화를 엿들은 재국은 다음날 올리비에의 파티를 향했고, 거기서 영은을 찾아낸다.


이미 끝난 일인줄 알면서도 영은은 올리비에를 찾아가 "아직 우리 쪽 디자인은 못 보셨다. 한번 더 재고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재국이 찍은 화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올리비에는"비아체가 3배의 금액을 제시하는 순간 이미 끝났다. 디자인은 돈이다"라고 속물스런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올리비에는 "샤넬이든 디올이든 안 된다. 무조건 미스터 제이를 잡아와"라면서 재국을 섭외하려했던 인물. 밖에서 이야기를 듣던 재국이 방으로 들어서자 올리비에는 "미스터 제이, 얘기 한 번 하자고 연락했었는데"라며 화색한다.


그제야 재국이 그 유명한 포토그래퍼라는 사실을 눈치 챈 영은이 놀란 가운데 재국은 "올리비에가 내 사진은 좋아할 줄 알았더니... 안목 없는 장사치한테 까인 기념으로 한잔하자"며 영은을 데리고 나간다.


뒤늦게 영은은 "미스터 제이라고요?"라며 물었고, 재국은 "그래서 통성명 하자고 했잖아요"라며 둘의 첫날밤 이야기를 꺼냈다. 재국은 이미 그녀가 황치숙이 아니라 하영은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영은이 "난 내일 서울로 돌아간다"며 선을 그었지만 재국은 "그럼 서울에서 보면 되겠네요"라고 말해 앞으로 두 사람의 재회에 기대감을 모았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