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울산프로야구단 퓨처스리그 승인

성남, 천안, 파주 등 지자체 러시 이어져

KBO “야구 인기 편승한 보여주기식 행정 안 돼”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들어오겠다고 해서 모두 받을 순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울산프로야구단의 퓨처스리그 참가를 최종 승인했다. 울산이 국내 최초 ‘지자체 창단 2군 구단’이란 전례 없는 길을 열자, 전국이 술렁인다. 성남·천안·파주 등 여러 지차제가 앞다퉈 구장 건립 및 대규모 리모델링 계획을 밝히며 ‘야구단 유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O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이 러시를 관리할지가 향후 한국야구 생태계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KBO 박근찬 사무총장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만약 다른 지자체가 퓨처스리그 참가를 요청한다면, KBO가 심사를 검토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허용’이 아니다. “기본 조건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의지만 있다고 해서 받을 수는 없다”고 했다.

즉 울산이 ‘문을 연’ 것은 사실이나 그 문턱을 낮추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야구장 인프라, 구단 운영 능력, 재정 지속성, 선수 육성 시스템 등 실제 운영 가능성의 검증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울산 발표 이후 지자체의 행보는 숨 가쁘다. 성남, 천안, 파주 등 프로야구 인기 상승과 지역 홍보 효과를 겨냥한 정책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박 사무총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기면서도 경계한다. 그는 “관심 있는 지자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야구 인기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야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한 진심 어린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KBO가 퓨처스리그 강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울산의 경우도 홀수 체제 해소, 경기 수 확대, 유소년 참여 확대 등 리그 활성화의 필요성이 작용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방 중소도시들이 축구단을 많이 운영하면서 유소년들이 축구에 쏠리는 현상도 있다”며 “중계 확대, 야간 경기 실시 등 퓨처스리그 자체를 키울 계획이 있다. 의지가 있는 지자체가 있다면 확장도 방법일 수 있다”고 야구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저변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준비된 곳’이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가능하다. KBO가 ‘받을 팀’과 ‘받지 않을 팀’을 확실히 구분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울산의 성공적 합류는 분명 긍정적 신호다. 확장 러시가 과열되면 리그의 균형과 운영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 KBO는 여기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무조건 확장은 없고, 준비되지 않은 지자체는 불가하다는 게 핵심이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