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초교 여자정구팀 선수들
서울 행당초등학교 여자정구팀 선수들이 26일 오후 학교에서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정인선 회장 등으로부터 훈련용품을 전달받은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무전문기자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우리 아이들 수업 하나도 빼먹지 않고 열심히 운동합니다. 공부 못하는 선수가 없어요. 이렇게 용품을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임영미 서울 행당초등학교 교장)

“대한민국 정구(소프트테니스)를 이끌어 가는 데, 한몫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초등학교에서는 매우 뜻깊은 만남이 이뤄졌다.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여자 정구팀을 운영하는 행당초교에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들이 찾아 훈련용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진 것이다.

정인선 회장을 비롯해, 김영옥 부회장, 장한섭 전무 등 협회 집행부는 이 학교 정구 선수 20명이 쓸 가방과 라켓·공을 전달하며 격려했고, 행사에 참여한 11명의 선수들은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감사를 표하며 좋아했다.

정인선 회장과 행당초교 정구선수들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왼쪽) 회장과 행당초등학교 조한나(가운데), 석규연 선수. 협회 제공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는 행당초교를 비롯한 전국 66개 초등학교와 중학교 정구팀에 훈련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정후원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이번에 전달된 훈련용품은 라켓 108자루, 정구공 740다스, 거트와 그립 등으로 총 8000여만원어치나 된다.

행당초교팀 주장인 6학년 석규연(13)은 “장차 국가대표가 돼 세계챔피언이 오르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00년 3월 재창단돼 22년째를 맞은 행당초교 여자정구팀(감독 이현승, 코치 이명선)은 2019년 문체부장관기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서울에는 행당초교 팀 외에 신화초등에 남자정구팀이 있을 뿐이다. 아시안게임 때마다 늘 다수의 금메달을 획득해 ‘효자종목’으로 불리는 정구 종목이지만, 특히 서울의 경우 저변이 좁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은메달을 따낸 김영혜(NH농협은행) 선수는 행당초교 출신이다.

임영미 교장은 “5년 전 취임했을 때 정구팀이 있는데 코트가 없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러나 학교 맞은 편 무학여중·고 코트에서 우리 아이들이 훈련을 하더라”며 “서울에 두어개 팀이 더 생겨 우리 선수들과 경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서울시소프트테니스협회 국승란 회장도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 골프라고 하는데 정구가 더 그렇다”며 “앞으로 더 즐겁게 운동하고 좋은 어른으로 컸으면 한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