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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지난 5일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선. 김선태(46)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팀의 금메달 확정후, 이날 주자로 뛴 판커신을 껴안고 기쁨을 나눴다. 판커신은 한국팀에도 ‘나쁜 손’으로 악명높은 중국의 베테랑 스타. 김 감독은 우다징과 런쯔웨이 등 다른 중국 선수들을 향해서도 엄지척을 해주며 격려했다.
4년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자신이 지도했던 황대헌, 최민정이 첫 혼성 금메달에 실패하며 씁쓸한 표정으로 빙판을 빠져나간 뒤였다. 한국 혼성대표팀은 앞선 쿼터파이널에서 박장혁이 불운하게 넘어지며 탈락했다.
두 장면을 지켜본 한국선수단 관계자들이나 안방에서 TV로 관전한 국내 팬들은 진한 아쉬움과 허탈감에서 한동안 빠져 나올 수 없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도 극찬한 ‘쇼트트랙 강국’(Powerhouse) 대한민국, 그리고 한국 추월을 노리는 중국. 평창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두나라는 앙숙처럼 쇼트트랙 첫 종목부터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여기에 중국의 ‘홈 텃세’ 논쟁까지 더해져 두나라 사이의 긴장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쇼트트랙 세계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은 이번에 국가대표 감독이 없다. 이영석 선임코치를 비롯한 안중현, 김병준, 김소희 등 4명의 집단코치 체제로 임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한국에 금메달 3개를 선사한 김선태 총감독과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인 안현수(빅토르 안)를 각각 감독과 기술 코치로 영입해 홈에서 다수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중국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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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지난 2000년 초부터 공모를 통해 여러차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 선임을 시도했지만, 국가대표 감독 선발 규정상 적격자가 없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공모에 응한 지도자 대부분이 개인 일탈행위, 선수 폭력·선수단내 음주 방조 등 선수단 관리 책임문제에 연루돼 아무도 국가대표 감독의 영광을 꿰차지 못한 것이다. 세계를 평정한 한국 쇼트트랙 지도자들의 감추고 싶은 치부가 아닐 수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뒤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김선태 감독도 한국에서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지도자다.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당시 쇼트트랙 대표팀은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폭행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방조한 당시 김선태 총감독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김선태 감독의 경우 ‘문체부의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를 통해 대표단 관리책임 때문에 자격정지 1년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요구도 있었지만 김선태 감독은 적절한 시기 도피처를 찾은 셈이다. 이후 조재범 코치의 선수촌 훈련 때 등 성폭행 사실도 폭로돼 파장은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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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김 감독은 중국에서 특급대우를 받으면서, 한국 선수들에게 ‘비수’를 꽂을 중국 선수들을 지도했고, 이번에 첫 금메달을 일궈내며 영웅 대우를 받고 있다.
외국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한국인 지도자들이 외국팀을 맡은 것을 누구도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택은 그들의 자유다. 그러나 국내에서 징계를 받고 외국팀에서 영웅 대우를 받는 그런 지도자들을 바라보는 빙상인이나 국내 팬들의 마음은 그다지 편치 않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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