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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민우기자] “하이라이트가 아닌 풀경기 영상을 보고 싶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오는 20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끝으로 17일간의 치열했던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그러나 세계인의 축제는 끝이 아니다. 3월 4일부터 패럴림픽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패럴림픽에 나서는 선수들과 선수단장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빅이벤트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선수단이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하는데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패럴림픽이 올림픽에 비해 소외받기 때문이다. 지난 2020 도쿄 하계패럴림픽 중계방송 스케줄만 봐도 그렇다.
대회를 마친 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방송 3사 중계 현황’ 자료를 제출하며 “패럴림픽 중계가 도쿄 올림픽의 7.3%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의 지적은 계속됐다. “패럴림픽을 가장 많이 방송한 채널이 KBS 1이다. 하지만 총 1660시간 중 635시간인 38%가 하이라이트였고, 자정 이후에 방송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의 중계편성은 시장 논리로 따지면 당연한 일이다. 올림픽에 비해 덜 알려진 패럴림픽을 중계하기 보단, 다른 프로그램을 송출하는게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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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베이징 패럴림픽이 중계되지 않는다면, 장애인 체육에 대한 관심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96년 장애인 알파인스키 국가대표에 발탁돼 27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한상민은 “알파인스키뿐만 아니라 컬링이나 파라 아이스하키와 같이 토너먼트식으로 열리는 경기가 있다. 이전에는 하이라이트만 방송에 나갔는데, 베이징 대회는 하이라이트가 아닌 풀경기 영상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그래야 장애인 스포츠를 알리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선 패럴림픽 선수단장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 모두 열심히 노력해왔다. 함께 하는 세상과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 스포츠는 개인 능력뿐만 아니라 국민 응원도 필요하다. 이번 대회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응원과 뜨거운 박수 부탁드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회 현장에서, 그리고 국내에서도 패럴림픽 소식을 많이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장애인올림픽경기대회’를 뜻하는 패럴림픽은 하반신 마비(Paraplegic)와 ‘올림픽(Olympic)의 합성어다. 여기에 올림픽과 나란히(Para+Olympic) 한다는 의미도 가진다. 즉 패럴림픽과 올림픽의 위상은 국제적으로 동급이다. 패럴림픽은 규모만 놓고봐도 전세계 세 번째 빅이벤트다.
이번 베이징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힘껏 펼칠 것이다. 그러나 조명받지 못하면 그 감동은 전달되지 않는다. 대회의 관심도는 미디어의 노출과 비례하기 마련이다. 올림픽에 준하는 관심이 패럴림픽에도 필요한 시점이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