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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스프링캠프 평가전을 지켜보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첫 실전이었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약속한 것처럼 똑같은 소감이다. 올해 스프링캠프 첫 평가전을 치른 KIA 김종국,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먼저 ‘만족’을 얘기했다. 이들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섬세함을 채워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똑같이 말했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스프링캠프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양 팀은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첫 평가전을 치렀다. KIA 김 감독은 비공식 데뷔전이었고, 한화 수베로 감독은 자가격리 해제 후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대로 지켜본 첫 경기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공방 끝에 KIA가 6-4로 이겼다. KIA는 적극적인 주루를 앞세운 작전 야구로, 한화는 홈런 두 방으로 대표되는 호쾌함으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문 팀답게 과감한 색깔 변화로 순위를 대폭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가 묻어난 첫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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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오른쪽)이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평가전에서 수비를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들을 반기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김 감독은 “선수들의 감독 의중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인 플레이도 원활했다”고 돌아봤다. 두 차례 딜레이드 스틸 홈 스틸을 단행해 결승점을 뽑아냈고, 런 앤드 히트나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등의 작전도 원활하게 수행했다. 김 감독은 “자주 얘기했지만, 결과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두 차례 더블스틸 작전도 잘 소화했다. 볼 카운트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주루플레이하라고 주문했다. 앞으로도 오늘 같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더블스틸 때 스타트가 늦어 1루로 돌아갔던 박찬호는 “코치님과 합을 처음 맞춰보는 거라 3루 주자가 홈으로 달릴지 예측이 안됐다. 도루 사인이 나서 뛰기는 했는데, 스타트가 너무 늦어 포수의 손에서 공이 떨어지는 걸 보자마자 1루로 돌아갔다”며 웃었다. 그는 1회 도루실패, 3회 무리한 주루로 두 번 횡사했는데 “감독님께서 이런 부분을 주문하시니까, 지금은 실패를 해도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뛰는 것에 박수를 보내주실 것”이라며 더 적극적으로 뛰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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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민규가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평가전에서 2점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반면 한화는 호쾌한 타구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 수베로 감독은 “홈런을 기록한 정민규와 변우혁, 안타를 때린 이성곤 등은 카운트 싸움에서 지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 낸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민규와 변우혁은 5회초 징검다리 홈런을 폭발해 한화 주전 경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2점 홈런으로 평가전 첫 안타를 기록한 정민규는 “올해 타격감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느낌”이라며 “평가전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에 충실하려고 생각했다. 타석에서 많은 생각을 버리고, 중심이동과 타이밍, 히팅 포인트만 생각하고 있다. 아직 경쟁 중이라는 생각으로 캠프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백업으로라도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디테일한 부분은 아직 미숙한 점이 있지만 평가전과 훈련을 통해 채워가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체질개선이 끝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