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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서 러시아를 향해 결사항전을 밝혔다. 키예프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교전이 이어지며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침공 이후 198명이 숨지고, 10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측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이미 현지를 빠져나갔다고 주장했지만, 27일 새벽 젤렌스키는 대통령궁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가짜 뉴스가 엄청나게 퍼지고 있지만 나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고, 조국을 지킬 것”이라며 항전을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결사항전으로 러시아군의 진군이 예상보다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세계적 여론은 물론이고 러시아 내부에서 조차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사면초가에 몰리는 상황이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벌어졌고, 시내 곳곳에서 격렬한 시가전 소리가 들렸다.

Ukraine Invasion Path to War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군복차림으로 우크라이나 도네스크를 돌아보고 있다. 도네스크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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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뉴욕 | AFP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군이 키예프 중심으로부터 약 30㎞ 떨어진 곳까지 진격한 것으로 관측됐다. 일부 소규모 러시아 부대는 키예프 시내까지 진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키예프에서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 통금이 오는 28일까지로 연장된 가운데 교량, 학교, 주거지 등 민간시설이 동·남·북쪽으로부터 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받아 피해가 속출했다. 공항 근처 고층아파트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대파됐으며 수많은 키예프 시민들은 지하실이나 지하 주차장, 지하철역 등에서 밤을 새웠다.

한때 러시아와 협상 움직임이 있었지만 결렬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직접 찍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항전을 다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친러 반군들이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던 도시들을 점령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포격으로 민간인 19명이 사망하고 7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한편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군사 인프라 시설 821곳을 파괴했다. 여기엔 14곳의 비행장, 19곳의 지휘소와 통신소, 48곳의 레이더 기지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 설명과는 달리 전국적으로 러시아군의 진격이 둔화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고,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특히 북쪽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지금까지 약 35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고 집계했다. 대통령실 참모는 “우리는 키예프 인근에서 적을 타격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적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키예프 중심가 대통령 관저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이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밤사이 우리가 무기를 버리고 항복을 위해 전화를 걸었다거나 탈출했다는 가짜 뉴스가 엄청나게 퍼지고 있지만 나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조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