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직=최민우기자] 롯데 이대호(40)가 은퇴 투어를 반겼다. 래리 서튼(52) 감독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결정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KBO는 14일 “10개 구단과 논의해 올해 정규시즌을 마친 후 현역 은퇴를 결정한 이대호에 대해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해 은퇴투어를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7년 삼성 이승엽 이후 이대호가 역대 2호 은퇴투어 주인공이 됐다. 행사는 각 구단의 롯데 홈경기 일정에 맞춰 진행된다.
이대호 역시 은퇴투어 결정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아름답게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기쁘다. 사실 이대호의 은퇴투어 개최 여부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고, 본인 역시 “너무 울 것 같아서 구단에 은퇴식도 안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대신 팬들을 위한 사인회를 열고 싶다”며 간접적으로 부담감을 드러낸 바 있다.
|
그러나 이날 한화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다 은퇴투어 개최 소식을 접한 이대호는 “기쁜 일이지만,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9개 구단이 나 한명을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면서 “올해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더 크게 느껴진다. 더 잘해야 팬들이 야구장에 찾아올 거다. 그래야 다같이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후배들과 힘쓰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
앞서 약속했던 팬 사인회는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되면서, 팬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만원 관중으로 가득찬 사직구장이 그립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사인회도 진행하고 싶다. 나 혼자 하는 은퇴식이 아니지 않나. 팬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됐으면 한다. 나를 보기 위해 온 팬들에게 사인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신경써준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서튼 감독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은퇴투어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선수에 대한 예우는 물론, 팬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튼 감독은 “내가 ‘We(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KBO 전체 식구들을 포함하는 의미다. 선수들이 커리어를 마치는 과정에서, 축하하고 은퇴투어를 할 수 있다면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다”며 기뻐했다.
이어 “나도 어린 시절 야구장에 갔을 때,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을 보면서 야구를 즐길 때가 있었다. 응원하던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은퇴투어가 결정된 이대호에게도 특별한 의미일 거다”며 자신의 일처럼 반겼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