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칼럼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스포츠서울] 필자가 공인중개사 활동을 시작한 후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는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어떨 거 같아?” 였다. 이런 질문에는 어느 정도 개괄적이고 통찰력 있는 수준에서 답변 해줄 수 있지만, 질문을 하는 사람이 어떤 부동산 상품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에 따라 전혀 반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누군가 필자에게 “양평 토지 값은 앞으로 어떨 거 같아?” 라고 구체적으로 질문을 한다면 필자는 비교적 정확하게 “양평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심지어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의 성향과 자금력 등에 따라 더욱 정확하고 타겟팅 된 컨설팅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은 이런 지역적인 특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 본인이 부동산 시장에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그 시장과 상품에 특화돼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은 핵심 덕목이다.

필자 역시 부동산과 관련해 공부를 많이 하지만 실무적으로 접근할 땐 해당 지역이나 그 상품을 많이 다뤄봤던 전문가를 찾는다. 예를 들어 잘 모르는 지역에 대해 매수의뢰가 들어오면 고객에게 최고의 매물을 찾아 주기 위해 해당 지역의 전문 공인중개사와 소통하며 공동중개를 한다. 그 지역이 뜨고 있는 지역인지, 아닌 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느정도 가늠할 수는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알짜 물건을 찾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알짜 물건은 지역 공인중개사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 물건에 하자나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해주는 것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밸류맵이라는 국내 프롭테크 선두 업체에서도 지역중개사와 협력해 해당지역의 설명과 매물을 살펴보는 ‘투어링’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데이터는 어느 회사 못지 않은 프롭테크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의 지역성과 개별성을 인정하고 오히려 지역 중개사들과 협력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개별성은 물리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복수의 토지는 없음을 뜻한다. 즉, 해당 토지의 개별적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역성은 부동산이 하나의 지역을 형성하고 부동산 간 상호작용으로 지역의 사회·경제·행정적 위치가 지역특성을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개발행위허가 및 건축허가와 같은 인허가와 관련된 부분도 마찬가지다. 개발행위허가나 건축허가는 이왕이면 해당지역의 토목설계 사무실이나 건축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런 허가작업 또한 실무적인 접근에 있어 그 지역의 네트워크나 사장상황 등에 밝은 전문가들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허가기간은 얼마나 걸리며, 어떤 애로사항 있는 지 등 비교적 명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설계 이해도 측면도 비슷하다. 수 많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도 단독주택 설계의 경험이나 전원시장의 이해도가 높지 않다면 설계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능력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업계에서 종사하는 분들 또한 부동산의 특징인 ‘개별성’과 ‘지역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사후관리’ 역시 지역전문가를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고객 입장에선 어느 정도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전원주택의 경우 매매를 하고 나서 매입 당시에는 몰랐던 하자가 발견될 수 있다. 전원주택은 개인 단위의 건설이 많기 때문인데, 이때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공인중개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거리가 멀다면 여러가지로 좋은 사후관리를 해주기 어려울 것이다. 상품에 대한 전문가의 이해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생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지역 접근성이다. 이는 전원주택뿐만이 아니다. 만약 어떤 갭투자 혹은 수익형 부동산을 거래했다면 임대차를 빠르게 맞추는 것이 관건인데 이 역시 부동산 접근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건축설계나 건축과정, 그리고 끝나고 난 사후관리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후관리는 원활한 소통과 빠른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분야는 워낙 넓고 다양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시장 전반적인 통찰력만 놓고 보면 오랫동안 연구하고 경험한 전문가가 더 나을 수 있지만, 한 지역에 대한 특정 정보는 지역 사람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또한 그 실무를 책임지는 것은 해당 지역 전문가다. 따라서 잘 모르는 부동산 분야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의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의 특징에는 기본적으로 ‘개별성’과 ‘지역성’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