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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KIA 히트상품 김도영(19) 김석환(26)이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1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라 벽에 부딪힐 시점도 됐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이들은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도 나란히 안타를 만들었다.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두산 사이드암 최원준을 상대로도 우전 안타를 뽑아내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둘 다 7할대 장타율(0.708, 0.737)을 기록, 맞히는 재능 이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재능만 놓고 보면 개막 엔트리에 포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도영은 유격수와 3루수를, 김석환은 외야와 1루를 오가며 더블 포지션도 수행하고 있다. 활용폭이 넓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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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시범경기이지만 둘의 완만한 타격 상승 사이클은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어린 선수들이 공수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경쟁자들도 힘을 낸다.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려면 우선 김도영과 김석환을 뛰어넘어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나지완 고종욱과 풀타임 1군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이우성, 김호령, 류지혁 김태진 등도 스파이크 끈을 조여 메고 있다.
김도영과 김석환의 호타 비결은 따로 있을까. KIA 이범호, 최희섭 타격코치는 “가진 게 많은 선수들”이라며 “둘 다 성실하게 훈련한다. 집중력도 습득력도 뛰어나 자기 것을 정립하는 과정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준비 자세에서 이미 투수와 싸움을 시작하는 선수들”이라고 귀띔했다.
둘의 타격 자세를 들여다보면 불필요한 동작이 없다. 김석환은 지난해 은퇴한 이택근을 연상케하는 준비 자세를 갖고 있다. 최 코치는 “파워 포지션을 만든 상태로 타격을 한다. 레그킥을 하지만, 상체는 곧바로 스윙을 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다. (김)도영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종범을 떠올리게 하는 김도영도 스윙을 시작하기 전 움직임이 적다. 최 코치는 “준비 자세에서 타격은 판가름 난다는 게 내 철학”이라며 “스윙을 시작하기 전에 불필요한 동작이 많으면 밸런스나 타이밍 모두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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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 코치가 강조하는 ‘하체 리드와 고정’의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 코치는 “투수가 던지는 공은 마중을 나가지 않아도 타자 쪽으로 날아오게 돼 있다. 공을 강하게 치려는 생각 때문에 상체가 따라나가기 시작하면 정확성도 떨어질뿐더러 힘있는 스윙을 못한다. 레그킥하는 선수들은 디딤발이 지면에 닿은 뒤에도 뒷다리에 중심이 남아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 자신도 현역시절 오른발이 지면에 기둥처럼 박힌 듯한 스윙을 했다. 임팩트 순간에 지면 반발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상체가 투수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경험이 없는 타자일수록 중심을 뒤에 남겨둔 채로 스윙하는 것이 어려운데, 김도영과 김석환은 이게 된다.
정규시즌 개막과 동시에 더 세밀하게 분석당할 수 있다. 상대팀으로서는 시범경기를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벽이 부딪혀 슬럼프에 빠지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 두 코치는 “잘 이겨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만큼 확실한 자기만의 무기가 있다는 의미다. KIA 히트상품이 돌풍은 이미 시작됐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