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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  제공 | 당근마켓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기존에 쓰던 물건을 싸게 사는 개념에서 벗어나 명품부터 한정판 굿즈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제품을 찾아 거래하는 새로운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롯데·신세계그룹 등 대기업은 물론 세계적인 투자자까지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황과 모바일 플랫폼의 활성화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4조원에 불과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20조원으로 커졌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중고거래 앱 사용자 수는 177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중고거래가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들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중고나라’ 지분 95% 가량을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인수했다. 중고나라는 지난 2003년 설립된 국내 대표 중고거래 사이트로 회원 23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5조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도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특히 중고거래가 활성화 된 명품·스니커즈·골프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점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중고거래 시장은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MZ세대가 이끌고 있다. 업계는 MZ세대의 소비력이 향상되고, 명품 열풍이 지속되면서 중고 명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인 중고거래 플랫폼도 한국 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3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지난해 말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으며 올 상반기에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중고 명품을 위주로 거래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럭셔리 쇼핑 플랫폼들도 중고 명품 판매에 공 들이고 있다. 구구스는 최근 중고 명품의 시세정보 조회와 정품 확인이 가능한 ‘Ai구구스’ 서비스를 론칭했다. 캐치패션은 최근 ‘중고 명품 매입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트렌비도 ‘중고 명품 리세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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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즈 빈티지 서비스.  제공 | 리본즈

리본즈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리본즈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명품 렌탈 서비스 ‘렌트잇’과 중고명품사업부 ‘리본즈 빈티지’는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5억원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고, 최근에는 서울 문정동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리본즈 관계자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대기업들의 투자와 세계적인 중고 거래 플랫폼의 한국 진출 등의 영향으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특히 MZ세대가 명품을 소유하는 것 보다 사용 경험에 더 가치를 두면서 명품 중고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sou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