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마레이 \'나를 막을 수는 없어\'
창원 LG 마레이가 지난달 3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수원 KT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마지막 반전은 없었다. 9일 동안 5경기를 치르는 험난한 일정을 치르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바라봤지만 결국에는 고개를 숙였다. 악몽 같은 1라운드를 극복하고 도약했던 창원 LG의 봄농구 복귀가 무산됐다.

LG는 지난 3일 전주 KCC와 홈경기에서 68-74로 패했다. LG가 패한 반면 LG와 6위를 놓고 경쟁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안양 KGC에 승리하면서 상위 여섯 팀이 확정됐다. LG는 정규리그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시즌 전적 24승 29패를 기록했다.

당연히 기대한 결과가 아니다. 세 시즌 연속 하위권에 자리하며 쌓인 패배 의식을 지운 것은 수확이다. 하지만 야심차게 내세운 이재도·이관희 백코트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둘다 정규리그를 거듭할수록 상승곡선을 그렸고 기량도 증명했으나 ‘승리하는 팀’을 만들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 LG가 이재도·이관희 둘에게만 투자한 금액이 19억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2022~2023시즌 과제 또한 이재도·이관희의 공존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될 것이다.

더 큰 과제도 있다. LG의 반등을 이끈 주역 아셈 마레이(30·206㎝)와의 재계약이다. 마레이는 3일 경기까지 경기당 평균 30분54초를 뛰면서 16.4점 13.6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리바운드 부문 1위에 올랐는데 특히 압도적인 부분은 공격 리바운드다. 경기당 평균 공격 리바운드 6.0개를 잡으며 동료들의 슛미스를 득점 찬스로 연결시켰다. 모든 팀이 LG와 붙을 때마다 경계 대상 1호로 마레이를 꼽았으나 마레이는 흔들림없이 골밑을 지켰다. 동료들이 슛난조를 겪어도 마레이가 있었기에 LG는 끝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할 수 있었다.

단순히 리바운드만 잘 잡는 게 아니다. 해결사로서 득점력, 그리고 매순간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까지 ‘효자 외인’ 그 자체다. 현대 빅맨에게 필요한 점프슛과 패스 능력도 겸비했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매일 먹고 싶어하는 것을 마음껏 사주고 싶다”는 LG 조성원 감독의 말은 절대 빈말이 아니다. LG 전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레이의 이번 시즌이었다.

즉 LG의 오프시즌 과제 1순위도 마레이와 재계약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직한 기둥을 유지해야 다음 시즌 높은 곳을 노릴 수 있다. 아무리 토종선수 전력을 잘 갖춰도 외국인선수가 기량 미달이면 팀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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