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삼성=최민우기자] ‘초보 사령탑’ 전희철 감독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KBL은 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전 감독은 총 유효 투표 수 109표 중 107표를 받아 압도적인 지지 속에 ‘감독상’을 수상했다. 데뷔 첫 시즌만에 SK를 정상에 올려놓은 전 감독은 공로를 인정 받아 최고의 감독으로 추대됐다.
전 감독은 “내가 화를 많이 내는 편인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코칭스태프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코트 위에서 티나지 않게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자랑스럽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게 해주는 SK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이 자리 오기까지 마음 고생을 했던 아내와 잘 자라준 두 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흔히 ‘스타플레이어는 지도자로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전 감독은 최고의 선수에서 감독의 자리까지 올랐다. 겸손함도 잃지 않았다. 그는 “나는 운장이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셰프라 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한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좋은 선수들과 구단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첫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며 공로를 선수들에게 돌렸다.
지도자 생활 중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지만, 사령탑의 마음 한켠에는 함께 하지 못한 제자들 생각이 가득했다.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뛰지 못해 베스트5에도 선정되지 못한 김선형과,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안영준 등이 마음에 걸렸다. 전 감독은 “김선형은 30대 중반인데도 좋은 활약을 펼쳐줬다. 안영준도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시상식을 마친 뒤 전화를 해야겠다”며 섭섭한 마음을 스스로 달랬다.
|
시즌 내내 초보답지 않았던 사령탑이다. 카리스마를 갖춘 전 감독은 개성 강한 SK 선수단을 쥐락펴락했다. 그렇다고 마냥 엄한 감독은 아니다. 운동이 끝나면 선수들에게 자유를 부여했다. 운동과 휴식 시간을 철저히 분리하며 선수들을 관리했다. 은퇴 후 프런트 업무부터 코치까지 과정을 두루 거치며 쌓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전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 속에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이제 전 감독과 SK 선수단은 창단 첫 통합우승을 향해 달려간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