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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도영에게.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큰 관심을 받는 것, 나도 알고 있었다. 인천 홈 팬 앞에서 908일 만의 복귀전을 치르는 무대에서 너와 대결을 하게 돼 기뻤다. 홈런이나 안타를 맞더라도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단다.
첫 타석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커브를 하나 던졌는데, 손에서 빠져버렸어. 제대로 붙고 싶어 선택한 구종이었는데 원하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 나 자신에게 화가 났어. 표정을 숨기지 못해 깜짝 놀랐을 텐데 너한테 한 게 아니니 놀라지 마. 실제로 만나보니 넌 정말 좋은 타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경기 전에 영상분석을 통해 이전 경기들을 봤는데,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어. 안타를 맞아서가 아니라, 정말 야구를 잘하는 것 같다. 너와 맞대결을 많은 분이 보고 싶어 하셨고, 데뷔 첫 안타를 뽑았으니 당연히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해.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첫 안타인줄 몰랐는데, KIA 벤치에서 사인을 보내와서 첫 안타 기념구를 챙겨줄 수 있었어. 다시 한번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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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전부터 나와 붙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어. 나도 신인 때 그런 얘기 참 많이 했단다. 누구와 붙어보고 싶다, 누구를 잡아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더니 안티팬이 늘더라.(웃음) 이런 것도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에 부담 갖거나 기죽지 않았으면 해.
도영이 같은 신인이 더 많이 등장해야 KBO리그도 풍성해진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다치지 말고 씩씩하게 자신의 야구로 팬들께 사랑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라. 큰 사랑을 보내주신 팬들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스타가 되면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다음에 만나면 나도 지지 않기 위해 더 강한 공을 던질 거야. 또 보자.
-광현이가-
zzang@sportsseoul.com
※김광현의 인터뷰를 편지 형태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