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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tvN 금토드라마 ‘별똥별’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포장 없는 연예계 하이퍼리얼리즘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은 국내 최고 매니지먼트사인 스타포스엔터테인먼트의 홍보팀장 오한별(이성경 분)을 중심으로, 별(STAR)들의 똥을 치우는 일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밥벌이 라이프를 한편의 활극처럼 스펙터클하게 그려냈다.
먼저 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직업인 ‘매니지먼트 홍보팀장’의 여과 없는 일상이 공개됐는데 소속 아티스트에게 안 좋은 기사가 나오자 기사를 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에 흡사 달관의 경지에 오른 한별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이날 한별은 남의 연애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자신의 연애는 시작도 못하는 별똥별의 현주소로 짠내를 유발했다. 오랜만에 성사된 훈남(박정민 분)과의 소개팅 중 소속 배우의 열애설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스테이크를 썰던 나이프를 내려놓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던 것. 심지어 소개팅남과의 짧은 대화 마저도 연예계를 향한 비연예인들의 호기심을 해소해주는 일종의 Q&A 타임이 되어버리기는 씁쓸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별똥별들의 업무적 고충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별은 평소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톱스타 공태성(김영대 분)의 꼴 보기 싫은(?) 얼굴을 대한민국 전역에 뿌려진 광고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맞닥뜨려야 했고, 매니지먼트 2팀장 박호영(김윤혜 분)은 바람둥이 배우 장석우(장도하 분)를 케어 하느라 여기저기 머리를 조아리고 다녀야 했다. 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 1팀장 강유성(윤종훈 분)은 중견 여배우(서이숙 분)에게 대본을 이면지에 출력해준 신입 매니저 변정열(진호은 분)의 실수를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는가 하면, 땅끝마을에 차를 버리고 회사를 그만둬버린 매니저 탓에 직접 한반도의 끝자락까지 달려가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 탓에 건강검진 조차 시간제한 미션처럼 수행해야 하는 한별-유성-호영의 모습이 폭소를 유발했다. 이중 첫 번째 탈락자는 유성이었다. 그는 소속 배우 다혜(장희령 분)가 함께 밥을 먹자는 광고주 아들 탓에 곤란해한다는 정열의 급한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는 정열의 대책 없는 순수함과 유성의 상상력이 낳은 참사였다. 광고 촬영장에서 미취학 아동과 사이 좋게 떡볶이를 나눠먹고 있는 다혜의 모습을 보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히는 유성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곧이어 호영이 바람둥이 석우의 또 다른 열애설을 수습하러 떠나고, 최후의 1인이 된 한별은 무사히 마지막 관문인 대장내시경을 마쳤지만 수면 마취의 여운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다시 사건이 발생했다.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 중인 태성의 폭행 스캔들이 터져버린 것. 이에 한별은 병원복 조차 갈아입지 못한 상태로 회사에 달려와 루머를 정리, 심신의 기가 쪽 빨린 다음에야 집에 돌아와 고된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이처럼 녹록지 않은 ‘별의 똥을 치우는 일’을 계속 해나가는 한별의 속마음이 드러났다. 한별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일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그러고 보면 저는 그 쓸데없는 일을 일로 하는 사람이에요. 매일 매일 그만두고 싶죠. 근데요. 쓸데 없는 일을 일로 하는 거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라며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이에 향후 ‘별똥별’이 그려낼 ‘쓸데없지만 재미있고, 별나지만 흥미로운 연예계 밥벌이 라이프’에 기대감이 고조된다.
그런가 하면 첫 방송부터 한별과 태성 사이에 흐르는 심상치 않은 러브라인도 감지돼 흥미를 높였다. 입으로는 태성이 싫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계속해서 신경 쓰는 한별의 모습, 공항에서 팬들에게 떠밀려 넘어진 한별을 도와주던 다정한 태성의 모습, 그리고 아프리카 현지에서 한별을 그리워하는 듯한 태성의 모습이 그려진 것. 더군다나 한별의 집에서 태성과 찍은 커플 사진이 발견되는가 하면 두 사람이 대학 동문이라는 사실까지 공개돼, 이들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뿐만 아니라 엔딩에서는 급작스럽게 귀국한 태성이 근무중인 한별 앞에 나타나 뜻 모를 귓속말을 건네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동시에 향후 이들이 만들어갈 로맨스에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별똥별’ 첫 방송에서는 스타를 케어하며 피, 땀, 눈물을 흘리는 별똥별들의 삶을 리얼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이수현 감독이 구현해낸 아기자기한 비주얼은 ‘별똥별’ 속 별세계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또한 이성경-김영대-윤종훈-김윤혜 외에도 매일 ‘단독’ 압박에 시달리는 연예부 기자 조기쁨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박소진, 9 to 6를 칼같이 지키는 고문 변호사 도수혁으로 매력을 발산한 이정신을 비롯해 카메오로 등장한 배우 박정민-서이숙-윤병희의 활약 역시 빛나며 캐릭터 맛집의 탄생을 알렸다.
tvN 금토드라마 ‘별똥별’은 ‘별(STAR)들의 똥을 치우는 별별 사람들’이란 뜻으로, 하늘의 별과 같은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오늘(23일) 밤 10시 40분에 2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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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