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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뷰캐넌이 26일 LG전에서 승리 후 아들 브래들리를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가족은 내 모든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인들의 가족 사랑은 유명하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33)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가족 생각에 눈물을 흘리는 선수다. 이런 ‘사랑꾼’ 또 없다.

지난 2010년 필라델피아에 지명된 뷰캐넌은 2016년까지 필라델피아 및 산하 마이너 팀에서 뛰었다. 즉, 미국을 떠난 적이 없다. 2017년부터 해외 생활이 시작됐다. 일본 야쿠르트에서 3년을 뛰었고, 2020년부터는 삼성에서 활약중이다.

미국 시절보다 더 많은 부를 거머쥔 것은 맞다. 대신 가족의 희생이 따른다. 해외 리그에서 뛰어도 가족과 함께 있으면 선수들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지만, 그러나 가족들 입장에서는 이역만리 타국 생활을 ‘어쩔 수 없이’ 하는 셈이 된다. 이 점을 뷰캐넌도 알고 있다. 아내 애슐리와 아들 브래들리, 딸 릴리가 모두 대구에서 거주중이다.

뷰캐넌은 “가족은 내가 매일 훈련을 하고, 공을 던지는 이유다. 가족이 있기에 내 루틴을 이어갈 수 있다.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야구는 내가 야구선수이기에 해야 하는 일이다. 집에서는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일이 또 있다.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와이프 애슐리는 정말 훌륭한 엄마다.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어도 아이들 교육을 잘 시킨다. 함께 시간도 잘 보내고 있다. 원정을 길게 다녀오면 일주일씩 자리를 비우게 되는데 집에서 아이들을 잘 케어하는 와이프가 존경스럽다. 사랑한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2020시즌에는 경기 도중 아내에게 보내는 짧은 ‘러브레터’를 카메라를 향해 보여주기도 했다. 잠시 떨어져 지낸 적도 있었다. 2020년 당시 임신중이던 아내 애슐리가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갔다. 뷰캐넌 홀로 한국에 남았다. 승리투수가 된 후 인터뷰에서 가족 생각이 눈물을 쏟았다. 팬이 보내준 응원 영상을 보다가도 울었다.

뷰캐넌은 “2020년 6월 KT와 더블헤더였다. 1차전에 내가 선발로 나갔다. 그때 애슐리가 임신중이었는데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카메라에 보여줬다. 집에 가서 아내를 봤는데 너무 귀여웠다고 하더라. 프로포즈를 다시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하더라”며 미소를 보였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힌다. 2020년 15승을 올렸고, 2021년에는 16승을 따내며 삼성 역대 외국인 투수 시즌 최다승 신기록도 썼다. 3년차인 올 시즌 역시 5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2.45를 만들고 있다.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QS) 행진.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쉽다.

인성도 최상급이다. 등판일에는 오롯이 경기에 집중하지만, 자신이 나서지 않는 날에는 유쾌한 성격으로 더그아웃 응원단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단 사이에서 인기도 높다. 팬들이 “여권을 숨겨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사랑꾼’의 면모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가족과 일상을 공개했다. 야구장 밖에서는 자상한 아빠이자 남편이었다. 공식석상에서도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눈물도 쏟는다. 뷰캐넌의 가족 사랑은 ‘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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