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영화 '마담뺑덕' 정우성
영화 ‘마담뺑덕’의 배우 정우성.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배우 정우성(41)이 오는 10월2일 개봉하는 ‘19금’ 치정멜로 ‘마담 뺑덕’에서 데뷔 20년만에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다.

정우성은 고전 ‘심청전’을 재해석한 ‘마담 뺑덕’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독한 사랑과 욕망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어가는 ‘나쁜 남자’ 심학규 역으로 열연했다.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등으로 청춘스타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마담 뺑덕’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전라의 파격적인 베드신을 펼치고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수컷본능을 지닌 ‘옴므파탈’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배우로 20년간 톱스타로 스크린을 누벼왔고 최근 감독, 제작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조각같은 외모는 물론, 한결 깊어진 열정과 눈빛, 주위를 아우르는 포용력으로 성숙한 남자의 향기를 풍기며 나이 들어가는 걸 즐기는 듯한 그를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SS포토]영화 '마담뺑덕' 정우성
영화 ‘마담뺑덕’의 배우 정우성.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심리묘사에 충실한 베드신이어서 더욱 강렬

‘마담 뺑덕’은 지난 23일 시사회에서 최근 국내 톱스타가 출연한 영화 가운데 가장 강렬한 베드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녀의 일그러진 욕망이 어우러진 만큼 정우성과 17세 연하이자 극 중 스무살 처녀 덕이 역의 이솜이 펼치는 베드신이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 흘러가 더욱 자극적이다. 정우성은 베드신에 대해 “행위를 보여주려 하기보다 감정에 집중했다. 학규가 처해진 상황속에서 본질적인 심리상태를 표현하려다 보니 집요하게 파고들어가야 해서 과감하고 세게 전달된 것 같다”며 “촬영할 때 감독님이 여자들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베드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좌천된 지방의 대학교수에서 잘 나가는 작가, 욕망으로 파멸해가는 학규의 모습이 정우성을 통해 실감나게 그려진다. 정우성은 눈 먼 학규의 집 안방에서 다른 남자와 정사를 벌이는 덕이와 맞닥뜨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꼽았다. “소파에서 자고 일어나 식은땀을 흘리던 학규가 덕이의 신음소리를 듣고는 ‘어디 아프냐’하고 말하는 게 정말 초라해보였다. 학규에게 상처를 주려고 자기 몸에 생채기를 내는 여자를 눈으로 보지는 못하고 소리를 들으며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학규가 자기 욕망 때문에 초라한 모습의 남자가 돼 있고, 학규에게 상처를 주려고 스스로 자신에게 상처를 내는 덕이가 너무 안스러워 가슴 아팠다. ”

[SS포토]영화 '마담뺑덕' 정우성
영화 ‘마담뺑덕’의 배우 정우성.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사랑과 집착 사이

지방의 퇴락한 놀이공원 매표소 직원인 덕이의 학규를 향한 사랑은 집착에 가깝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망가뜨리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정우성은 사랑과 집착의 차이에 대해 “정당하냐가 문제인 것 같다. 내가 요구하는 것이 상대에게 해가 되느냐, 안되느냐, 상대의 심리적인 상황에 대한 배려없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하고 그걸 형상화시키려고 하면 집착이다.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잘생긴 외모에 헌신적이고 여자에게 모든 걸 다 해주는 로망있는 역할을 주로 해온 그가 욕망 때문에 파멸해가는 나쁜 남자가 됐다. 당초 시나리오상 학규는 더욱 찌질한 인물이었다. “내가 선택하는 캐릭터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어 최선을 다했다. 본질적으로 더 무너져가고 망가져가면서도 수컷 본능을 지니고 있는 학규로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한 걸 감독님이 수렴해주셨다. ”

이어 “나 역시도 찌질하고 모자란 면이 많다. 그렇지만 내가 왜 이걸 원하고 있는지, 내가 툭 던지는 말이나 행동이 어떤 반향을 일으켜 어떤 결과가 나올 지를 항상 생각한다”면서 “중학교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세상에 온전히 나 혼자만의 것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외로웠다. 물질적인 비교는 나를 더 초라하고 작게 만들어 내 안의 나를 더 강하게 하려고 의식했다”고 털어놓았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분은 애석하게도 없고 정규 교육을 다 마친 것도 아니어서 세상이 온전하게 내게 교훈의 터였다”고 담담해했다.

[SS포토]영화 '마담뺑덕' 정우성
영화 ‘마담뺑덕’의 배우 정우성.사진|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결혼? 상대가 나타나면 받아들일 준비는 늘 하고 있다. 공개데이트는 사절

‘조각 미남’ 정우성도 실연한 적이 있을까. 그는 “어릴 적에 실연을 많이 당했다. 가난한 청춘에게 실연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인터넷, SNS로 대변되는 디지털세상이 됐지만 그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본 적도, 자신의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낯간지럽게 내 이름을 어떻게 검색하나. 용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댓글도 안본다. 내 길을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 세상과 소통하지만 세상에 나를 내놓고 휘둘리게 하지는 않는 게 온전히 내 삶과 인생을 사는 모습이다. 내가 작업할 때 배우로서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가져야 하는 지가 중요하지 세상에 내가 어떻게 비춰지는지는 신경 안쓴다. ”

결혼에 대해서는 “나 혼자 마음으로 어떻게 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어느날 딱 나타나면 받아들일 준비를 늘 하고 있다. 애도 빨리 낳아야 한다”면서도 “공개 데이트는 안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형에 대해 “예쁘다기 보다 아름다운 게 더 중요하다. 사람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은 예쁘다, 아니다로 규정지을 수 없다. 사람의 말투, 자세 같은 정신에서 나오는 애티튜드가 중요하다. 정신이 아름다운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매력이 엄청나게 크다”고 덧붙였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해 20주년을 맞은 그는 “세월을 잘 받아들이면 (세월이) 주는 게 많다. 남자는 나이가 들었을 때 남자의 향기가 난다”며 “지난 20년 세월이 준 게 많았다. 앞으로 20년도 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여유있게 미소지었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