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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칸(프랑스)=조현정기자]한국 영화계가 칸 영화제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브로커’의 배우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에 첫 진출한 뒤 처음으로 한 해에 두 작품이 경쟁부문에 진출해 동시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올해를 포함, 지난 38년간 한국 영화는 8번의 본상을 수상했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브로커’의 송강호는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처음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가 칸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기는 2007년 ‘밀양’의 전도연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에 7번째로 칸에 초청된 그는 그동안 ‘괴물’(2006),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0)에 이어 ‘브로커’(2022)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았다. ‘밀양’의 상대역인 배우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박쥐’의 박찬욱 감독에겐 심사위원상을,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겼다가 7번째인 올해 마침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송강호는 “위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함께 연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배우와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님, CJ관계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아내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아 기쁘고 이 트로피에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 끝으로 수많은 영화팬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는 극중 돈을 받고 아이를 입양시키려는 브로커 상현 역으로 열연했다. 칸 필름마켓에서 전 세계 171개국에 선판매됐다.
칸 영화제에서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 감독은 이날 감독상으로 세번째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칸 영화제에서 한국인이 감독상을 받은 건 두번째로,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이후 20년 만이다.
박 감독은 감독상에 호명되자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린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영화관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며 “이 영화를 만드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크루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해일 그리고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겠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수사멜로극이다. 칸 필름마켓을 통해 192개국에 판매돼 한국 영화 역대 최다인 ‘기생충’(205개국)에 버금가는 해외 판매 성과를 거뒀다.
지난 23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직후 외신의 호평이 쏟아졌고, 폐막식에 앞서 글로벌 영화 매체인 스크린 데일리의 경쟁부문 평점 집계 중 가장 높은 3.2점(4점 만점)을 기록해 황금종려상 수상을 기대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7일 개막한 칸 영화제는 28일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12일간의 장정을 마쳤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에게 돌아갔다. 수상작(자)는 다음과 같다.
◇제75회 칸 영화제 수상작(자) 명단●황금종려상 =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스웨덴)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 ‘클로즈’(CLOSE)(루카스 돈트 감독,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스타스 앳 눈’(STARS AT NOON)(클레어 드니 감독, 프랑스)
●감독상 = 박찬욱 감독(‘헤어질 결심’, 한국)
●각본상 = ‘보이 프롬 헤븐’(BOY FROM HEAVEN)(타릭 살레 감독, 스웨덴·프랑스·핀란드·덴마크)
●남우주연상 = 송강호(‘브로커’, 한국)
●여우주연상 =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홀리 스파이더’, 이란)
●심사위원상 = ‘디 에이트 마운틴스’(THE EIGHT MOUNTAINS)(펠릭스 반 그뢰닝엔·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 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 ‘이오’(EO)(제르지 스콜리모우스키 감독, 폴란드·이탈리아)
●75주년 특별상 = 다르덴 형제 감독(‘토리와 로키타’, 벨기에)
●단편 황금종려상 = ‘더 워터 머머스’(THE WATER MURMURS)(지안잉 첸 감독, 중국)
●황금카메라상 = 워 포니(WAR PONY)(라일리 키오·지나 가멜 감독, 미국)
●황금카메라상 특별언급상 = ‘플랜 75’(PLAN 75)(하야카와 치에 감독, 일본·프랑스·필리핀)
●단편 특별언급상 = ‘로리’(LORI)(아비나쉬 비크람 샤하 감독, 네팔)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 ‘더 워스트 원스’(THE WORST ONES)(리즈 아코카·로만느 귀레 감독, 프랑스)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 ‘조이랜드’(JOYLAND)(사임 사디크 감독, 파키스탄)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 ‘메트로놈’(METRONOM)(알렉산드루 벨크 감독, 루마니아·프랑스)
●주목할 만한 시선 각본상 = ‘메디터레이니언 피버’(MEDITERRANEAN FEVER)(마하 하즈 감독, 팔레스타인·독일·프랑스·사이프러스·카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