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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한·일전은 어떤 의미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 3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벤투호는 지난해 3월에 이어 일본과 2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0-3으로 재차 무릎을 꿇었다.
비기기만 해도 대회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일본전. 하지만 벤투호는 무기력했다. 일본의 강한 전방 압박에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후방에서 여러 차례 패스가 나왔다. 골키퍼 조현우는 물론 박지수 그리고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 권경원도 위기를 자초했다. 공격에서는 K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조규성, 나상호, 엄원상 등이 출격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중원에서는 이적 이슈로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된 황인범의 부재가 생각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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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경기 후에도 일본과의 단순한 평가를 비교하며 “일본은 우리가 예상한대로 경기했다. 일본의 수준은 일본과 홍콩과는 달랐다. 90분 내내 우리보다 잘했다. 일본이 타당한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으나 실수가 많았다. 이만큼 실수가 많으면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벤투 감독은 한일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는 선수들을 평가할 때 선수 개인 위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팀으로 평가를 하고자 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발언과는 달리 한일전에서 벤투호는 무기력했다. 개개인이 아니라 팀적으로도 일본에 완벽하게 밀렸다.
일본전이 끝난 후에도 벤투 감독은 “아시아에선 계속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부분이 다르다. 한국과 일본 축구를 단순히 비교하는 건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은 “지금의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한국에 뒤지고 있다는 열등감이 전혀 없다. 선수들이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어떤 나라와 맞붙어도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아시아의 나라와 경기를 할 때는 높은 가능성으로 이길 수 있다는 마음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지도 어언 4년이 됐다. 숱한 비판에도 자신만의 철학과 방향성을 유지하며 월드컵 본선 무대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일본을 만나서는 전술 실험을 하는 등 유독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벤투 감독에게 한일전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되묻고 싶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