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웹툰,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꾸준히 안방을 찾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 목록만 봐도 KBS2 ‘미남당’, ‘징크스의 연인’,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SBS ‘오늘의 웹툰’이 모두 원작이 있는 드라마다.
‘미남당’은 카카오페이지 모바일 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미남당 사건 수첩’을, ‘징크스의 연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역시 같은 제목의 소설이 먼저 출간됐다.
‘오늘의 웹툰’은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2016년 일본 TBS에서 방송된 드라마 ‘중쇄를 찍자!’다.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으로, ‘오늘의 웹툰’은 이 드라마에서 출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드라마의 시청률은 원작의 인기와 비례하진 않는 분위기다. ‘미남당’은 4~5%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무난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특출나다고 보긴 힘들다. 3.9%로 시작한 ‘징크스의 연인’은 갈수록 하락세를 타더니 2%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오늘의 웹툰’은 4.1%로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2회에서 3.1%를 기록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만이 2회 만에 5%대로 반등해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작이 있는 작품이 성공을 거둔다는 공식은 성립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원작의 존재가 실패와 직결되진 않는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로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사내맞선’, 티빙 ‘유미의 세포들’ 등이 있다. 이처럼 성패가 제각각이니, 제작자가 반드시 좋은 성과를 위해 웹툰 등을 드라마화한다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
|
더욱이 원작이 있으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제작 측면에서 접근이 쉽지만, 팬덤을 보유한 원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여러 제작사가 이토록 IP(지식재산권)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꾸준히 원작이 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제작의 편리성에 초점을 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홍보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 선호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제작사가 과거보다 훨씬 많아진 방송사의 각 드라마 라인업을 채우기 위해서 자의 반 타의 반 완성된 작품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도 한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 A씨는 4일 스포츠서울에 “대개 웹툰이나 웹소설의 발상이 새롭지 않나. 드라마가 로맨틱코미디든 수사물이든 콘셉트가 중요하다. 콘셉트가 독특해야 배우들도 방송사도 호기심을 가진다. 그리고 신인 작가를 기용했을 경우 원작이 있으면 (집필에)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원작 자체가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관계자 B씨는 “기본적으로 예비 시청자들이 확보되지 않나. 그래서 이미지 메이킹이 수월하다. 아무것도 없는 새 작품은 감독이나 작가가 유명하지 않은 이상 이미지 메이킹이 힘들다. 이런 부분에서 원작이 대신해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원작이 있으면 기대치가 높아서 부담감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부담감보다 알려진 콘텐츠의 장점이 더 크다. 타깃층에 부합하는 원작을 선택한다면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tvN, 티빙,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