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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전주원 코치. 사진제공 | WKBL

[스포츠서울 | 청주=김동영기자] 아산 우리은행이 팀 역대 처음으로 박신자컵 결승에 올랐다. 수비와 리바운드의 힘으로 승리했다. 감독으로 지휘한 전주원(50) 코치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특히 나윤정(24)에게는 KB스타즈 최희진(35)을 막으라는 특명을 내렸고, 이것이 통했다.

우리은행은 30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박신자컵 서머리그 준결승전 KB와 경기에서 57-47의 승리를 거뒀다. 팀 역대 첫 번째로 박신자컵 결승에 올랐다. 내친 김에 우승까지 노린다. 결승 상대는 삼성생명이다.

화려한 주전 멤버들에 비해 백업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유망주들이 대거 나서는 박신자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던 이유다. 올해는 다르다. 위성우 감독과 전 코치가 확실한 지침을 내렸다. 수비와 리바운드다. 선수들이 이를 잘 수행했고, 승리를 품었다.

준결승에서 확연히 나왔다. KB는 예선 2경기에서 각각 70점과 75점을 낸 팀이다. 그런데 이날은 47점에 그쳤다. 우리은행이 그만큼 잘 막았다는 의미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43-41로 근소하게 앞섰다.

전 코치는 “KB가 지역방어를 잘 쓴다. 우리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대응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위치 대응을 잘하고, 박스 아웃 잘하라고 했다. 공격은 전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수비만 강조했다. 그런데 공격까지 잘해줬다”며 미소를 보였다.

나윤정의 역할에 대해서도 호평을 남겼다. “나윤정에게 ‘너는 오늘 최희진과 같이 죽는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3점슛을 아예 못 쏘게 하라고 했다. 체력을 많이 빼면서 공을 잡게 하라고 했다. 도움 수비는 적게 가도 되니까 최희진에 집중하라고 했다. 열심히 쫓아다녔다”고 설명했다.

박신자컵 첫 결승 진출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와닿는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늘 지고 갔다. 이번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에게 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말한다.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상대 언니들과 부딪히면서 나아지는 모습만 보여도 괜찮다. 하다보니 결승까지 갔다”고 짚었다.

결승전 각오를 묻자 “지려고 나가는 경기는 없다. 실력이 없어서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삼성생명이 선수 가용 범위 등 여러 면에서 우리보다 위다. 우리가 열세라고 본다. 해줄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잘해줬다. 뿌듯한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 코치는 “어린 선수들이 당장 언니들처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언니들 틈에 들어갔을 때에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언니들과 함께 하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박신자컵에서는 자기들끼리 하면 역량이 보인다. 이제 언니들과 함께 뛰면서 찾아가면 된다. 더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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