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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무겁지만 쉽고, 정적이지만 마음을 요동치게 하고, 감독도 휴먼멜로인 줄 몰랐지만 결국 사람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욘더’가 베일을 벗는다.
11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김정훈 오승현 극본· 이준익 연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이준익 감독,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이 참석했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를 만날 수 있는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한다. 앞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돼 관객들을 만났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신하균은 죽은 아내의 세계에 초대된 남자 재현 역을, 한지민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선택한 여자 이후 역을 맡는다. 이정은은 재현과 이후를 욘더로 이끄는 바이앤바이 운영자 세이렌을, 정진영은 미스터리한 뇌과학자 닥터K를 연기한다.
신하균과 한지민은 2003년 MBC 드라마 ‘좋은 사람’ 이후 19년 만에 재회했다. 신하균은 “(한지민과 다시 만나기까지)참 오래 걸렸다. 그만큼 배우들이 다시 만나기가 어렵다. 평생 못 만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지금 만나려고 기다렸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며 만족했다. 한지민은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그때보다 훨씬 더 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얘기를 많이 하면서 촬영해서 좋다”고 화답했다.
이야기는 줄곧 재현을 따라 전개된다. 이에 신하균의 진실된 감정 연기, 몰입을 돕는 한지민의 리액션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한다. 신하균은 “재현은 표현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래서 액션보다 리액션이 주가 된다. 훌륭한 선배님과 후배들에게 기대서 갔다”고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한지민은 “보통 캐릭터의 감정을 주도적으로 연기하지 않나. 어떠한 감정에 동기부여를 받아서 표출하면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재현의 연기에 대한 리액션이 너무 중요했다. 재현이가 당황하고 혼란스럽게 느끼게끔 해야 하는 연기가 색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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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는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 지점은 배우들이 느낀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신하균은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다. 죽음에 대한 색다른 해석이 좋았다”고 밝혔다. 한지민은 “굉장히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는 반면, 대사를 곱씹게 되는 책이 있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지 않나. ‘욘더’는 삶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했다.
정진영은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관계성을 조명한 이준익 감독이 쉽지 않은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렸네’ 했다. 쉽게 이해되고 감정 이입이 잘 된다. 그런 측면에서 멜로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며 “항상 다른 세계를 하고 싶어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 인간과 인간의 관계 같다. 이번 작품에도 진하게 남아 있어서 이질감을 못 느꼈다”고 전했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첫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진출작이자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은 OTT 작품을 선보이게 된 배경에 대해 “원작이 2011년에 나왔다. 그때 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앞서가는 세계관에 반했다. 영화를 해보려고 열심히 했는데 실패했다. 세월이 지나서 OTT가 생겼다. OTT 작품으로 만들면 이 이야기를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 설명했다.
‘근미래 휴먼멜로’를 표방하지만 종국에는 심리극이라는 전언이다. 이 감독은 “지독히 심리극이다. 침착하게 주인공의 내면을 밀고 나가고, 그걸 쫓아가야 이야기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며 “SF라고 하면 우주선이 날아갈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니다. 다만 감정의 스펙터클은 우주선 못지않다. 현재와 미래, 아날로그와 디지털, 리얼리티와 버추얼리티, 그 간격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욘더’는 오는 14일 오후 4시 처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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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티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