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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CS 2차전을 8-5 역전승을 일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펫코파크 전광판에 홈팀의 승리를 알리고 있다.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주)|USA TODAY Sports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BO리그는 현재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그러나 관중석이 많이 비어있다. 최다 관중은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KIA-KT의 와일드카드로 1만7600명이다. KIA 팬들의 티켓 파워를 다시 한번 입증했을 뿐이다.

2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NLCS 2차전은 낮경기였다. ALCS와 겹치는 날에는 한 쪽 리그는 무조건 낮경기다. ALCS가 5차전 승부로 이어지면 양키스는 홈에서 오후 4시에 경기를 시작한다.

포스트시즌은 방송이 전국중계인 터라 시간대를 피해야 한다. ALCS는 TBS(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 NLCS는 FOX-TV가 중계한다. 방송사들은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지불한다. 4대 메이저 종목의 포스트시즌 일정은 방송사가 결정한다.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적당한 중계권료와 독점이 아니라 그렇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한 여름을 방불케할 정도로 섭씨 34도로 무더웠다. 햇빛도 강해 파드리스 우익수 후안 소토는 2회 초 필리스 8번 타자 맷 비얼링의 평범한 플라이를 놓쳐 2루타를 만들어 줬다.

2차전 낮경기 펫코파크에 4만4607명이 입장해 매진을 이뤘다. 야간경기 1차전 때는 4만4826명으로 매진이었다. 매진이면서 관중숫자가 다른 이유는 펫코파크 외야가 입석으로 수용이 탄력적이다.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 구장의 외야와 흡사하다.

KBO리그는 주말이 아닐 경우 주중 낮경기는 공휴일을 제외하고 치르지 않는다. 관중동원이 안된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11월에 벌어질 MLB투어 팀의 관중동원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미국은 다르다. 낮경기에도 빅이벤트에는 관중이 늘 매진이다. 문화적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낮에 경기장의 이벤트를 보는 관중들을 할 일 없는 실업자로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예전 낮경기 때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추지 않았다. 혹시 가족들이 TV를 보다가 알게 될까봐서다. 미국은 큰 이벤트 때 휴가를 얻는다. 미국은 참여문화다. 내가 그 때 그곳에 있었다는 게 훗날 큰 자랑거리가 된다. 또 하나 시프트 근무가 많다. 유통업이 발달된 지역이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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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NLCS 2차전은 낮경기로 벌어졌다. 승리가 굳어진 9회말 펫코파크 관중석의 모습.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주)|AP연합뉴스

시카고 컵스 리글리필드는 금요일 전통적으로 낮경기다. 컵스가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낮경기가 가장 많다. 조직폭력배의 원조 알 카포네로도 유명한 시카고는 유통업이 발달돼 있다. 컵스가 낮경기를 벌여도 관중동원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프트 근무자가 많아서다. 1990년 대 성적이 나쁠 때도 컵스는 관중이 많았다. 그래서 컵스를 ‘사랑스러운 패배팀(Lovely Losing Team)’으로 불렀다.

아울러 미국은 로컬중심 사회다. 한국은 서울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는 중앙집권 사회다. 고향팀에게 무한한 애정을 가진다. 반면 KBO리그 포스트시즌에 홈·원정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