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역투하는 두산 장원준
두산 투수 장원준.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두산 장원준(37)이 다시 뛴다. 새 사령탑은 “납득할 때 은퇴하는 게 맞다”고 힘을 실어줬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베테랑들의 야구 욕심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 (김)재환이나 (허)경민이, (김)재호 등은 프로의식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장)원준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올시즌 후 오재원과 이현승이 은퇴를 선언해 김재호와 장원준의 거취에 눈길이 쏠렸다. 김재호는 여전히 대체불가 유격수로 꼽히지만, 장원준은 다소 애매한 상황. 지난 2018년 24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로 고전한 뒤 2년간 재활에 매진한 그는 지난해부터 두 시즌 동안 중간계투로 59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10홀드 1세이브에 그쳤다. 그나마 올해는 평균자책점 3.71(17이닝 7자책점)로 재기 가능성을 높였다.

장원준의 거취가 관심을 끌자 이 감독은 특유의 정면돌파로 논란을 차단했다. 이 감독은 “거취는 선수 본인이 결정하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그만한 커리어를 쌓은 선수”라며 “직접 만나 생각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통산 129승을 따낸 레전드이자 두산 왕조를 견인한 왼손 선발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예우해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시선이었다.

[포토]환하게 웃는 두산 이승엽 감독
두산 이승엽 감독(가운데)이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두산 2군과 SSG의 연습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 감독은 “재기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깊이있는, 좋은 대화를 했다”며 “등 떠밀려 유니폼을 벗으면 평생 후회가 남을 수 있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스스로) 납득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은퇴를 고민할 시점에 기회를 받으면 훈련과 몸관리 등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자신도 이런 경험이 있고, 수많은 선후배가 먼저 그라운드를 떠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은퇴기로에 선 베테랑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이 감독이다.

“함께 열심히 해보자”는 얘기를 주고받았고, 장원준은 명예롭게 떠날 기회를 얻었다. 구위가 아닌 커맨드와 완급조절로 타자를 요리한 투수여서 좋을 때 리듬만 회복하면 경쟁력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감독의 ‘믿음’에 장원준이 어떤 대답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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