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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싱가포르=심언경기자] 100주년을 앞둔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한다.
한국 배우 박서준과 이정재가 ‘디즈니 가족’으로 합류하고,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인어공주가 된다. 이민자 2세대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 영화 ‘엘리멘탈’도 개봉을 앞뒀다. 그룹 방탄소년단인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역시 준비했다. 우수한 창의성, 양질의 스토리텔링과 아울러 다양성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이는 디즈니의 백년대계와도 같다.
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가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뉴질랜드, 동남아시아, 홍콩, 대만 등 기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디즈니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3분기 스트리밍 사업 부문(디즈니플러스)에서만 약 2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디즈니를 콘텐츠 왕국으로 키워낸 밥 아이거 CEO가 복귀했다. 아이거 CEO는 돌아오자마자 수익성 증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성장에 중점을 뒀던 스트리밍 플랫폼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 운영할 것을 공표했다. 이 가운데 대대적인 글로벌 행사를 열어 관심이 집중된다.
오프닝 무대에는 디즈니의 마스코트 미키 마우스와 루크 강 아태지역(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이 올랐다. 루크 강 사장은 “디즈니는 곧 100주년을 기념하게 된다. 1954년에 월트가 한 말이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것이 마우스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키를 빼놓고 (행사를)시작할 수 없다.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밝혔다.
루크 강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아태지역이 디즈니가 세운 백년대계의 중심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공개한 현지 콘텐츠의 성과에 대해 “흥행과 호평,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디즈니플러스로 제공되는 아태지역 오리지널의 스트리밍 시간은 1년 전보다 8배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 콘텐츠인 ‘빅마우스’, ‘사운드트랙#1’, ‘인더숲: 우정여행’이 공개 첫 주 아태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톱3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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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아태지역 콘텐츠 개발에 있어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은 영역에 주력할 전망이다. 루크 강 사장은 “K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인도네시아 로맨틱 코미디 및 호러 장르처럼 특정 지역에서 인기를 얻는 로컬 스토리텔링을 위해 지역적 특수성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오리지널 ‘카지노’, ‘무빙’에 대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제시카 캠 엔글 아태지역 콘텐츠 및 개발 총괄은 “BTS 독점 콘텐츠가 큰 성공을 거뒀다”며 K팝 콘텐츠의 흥행성에 주목하며, 관련 콘텐츠 확장을 예고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디즈니, 마블, 픽사, 루카스필름,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20세기 스튜디오의 2023년 신작 라인업이 공개됐다. 이 중 내년 7월 개봉 예정인 ‘더 마블스’, 루카스필름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는 한국 배우들이 각각 출연진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더 마블스’는 영화 ‘캡틴 마블’의 속편이다. 할리우드 스타 브리 라슨, 이만 벨라니, 테요나 패리스, 사무엘 L 잭슨 그리고 박서준이 출연한다. 극 중 박서준은 한국계 미국인 10대 영웅 아마데우스 조 역을 맡았다고 추측되나,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지 공개된 바 없다. 이번 행사에서도 개봉 시기와 주연 배우만 언급됐다.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 보이지 않는 위험’의 100년 전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선 이정재가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VCR로 깜짝 등장한 이정재는 “개인적으로 흥분되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루카스필름의 오리지널 시리즈 ‘애콜라이트’에 출연하게 됐다. 드디어 디즈니 가족의 일원이 돼 너무 기쁘다. ‘애콜라이트’에 대한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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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도 언급됐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다. 일각에서는 할리 베일리와 에리얼의 싱크로율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러나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 프로덕션 숀 베일리 사장은 할리 베일리를 “완벽한 에리얼”로 봤다.
숀 베일리 사장은 “할리 베일리는 굉장히 뛰어난 배우다. 뛰어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며 “감독도 캐스팅에 깊이 있게 참여했다. 대개 두세 명으로 후보군을 추리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감독님이 ‘한 명 있다’고 말했었다. 스크린 테스트를 했을 때 적임자라고 느꼈다. 바로 출연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에리얼이었다”고 극찬했다.
픽사 영화 ‘엘리멘탈’은 세상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을 의인화하여 이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세계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불 캐릭터 ‘앰버’와 물 캐릭터 ‘웨이드’의 우정과 특별한 여행을 담은 작품이다. 이민자의 경험담에서 비롯됐다고 해 호기심을 유발한다.
피터 손 감독은 작품에 대해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모티프는 부모님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70년대 초 이민을 오셨다. 돈도 가족도 없었고 영어도 못 했다. 그럼에도 뉴욕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많은 분이 고향을 떠나서 희망과 꿈을 안고 건너왔다. 여러 문화와 언어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모두 동화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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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지역에서 콘텐츠 강자로 꼽히는 한국 신작 라인업도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 ‘무빙’, ‘사운드트랙#2’, ‘형사록2’, ‘레이스’, ‘최악의 악’, 예능 ‘더 존2: 버텨야 산다’, 다큐멘터리 ‘슈퍼주니어: 라스트 맨 스탠딩’, ‘더 로스트 보이즈(가제)’, ‘BTS 모뉴먼트: 비욘드 더 스타’, ‘제이홉 솔로 다큐멘터리(가제)’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안방을 찾을 예정이다.
오는 12월 7일, 12월 21일 각각 공개를 앞둔 ‘커넥트’, ‘카지노’, 내년 오픈이 공식화된 ‘사랑이라 말해요’도 디즈니플러스의 기대작이다. ‘커넥트’의 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미이케 타카시 감독, ‘카지노’의 배우 이동휘, 허성태, 강윤성 감독, ‘사랑이라 말해요’의 배우 김영광, 이성경, 이광영 감독은 직접 행사에 자리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로 공개된 ‘설강화’에 이어서 또 한 번 글로벌 시청자를 만나게 된 정해인은 “운 좋게 디즈니플러스에서 작품을 단기간에 2개나 하고 있는데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쇼케이스에 화상으로 참석한 마블스튜디오 루이스 데스포지토 공동대표는 “원작자 스탠리가 ‘마블은 세상을 반영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는 다양한 곳이다. 영화와 시리즈에도 이러한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감독으로서 출연진으로서 함께할 수 있다면 더욱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문화, 종교, 성별, 연령 등을 아우르는 사람들이 함께 작업한다는 것이 마블의 고유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나아갈 방향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것들(다양성 반영)이 가능하다면 마법이 벌어질 것”이라는 데스포지토 공동대표의 말이 현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자회사와 계열사를 포함한 종합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업이다. 자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브랜드의 다양한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