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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짜릿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태권 파이터’ 문제훈(38·옥타곤 멀티짐)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2’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낙무아이’ 장익환(35·팀파시)을 꺾고 밴텀급 챔피언에 올랐다.
장익환은 격투기에 입문하기 전 삼성전자 자회사 인사총무팀에서 3년 5개월간 근무했다. 격투기에 대한 열정이 그를 이끌었고, 퇴사 후에는 격투기에 올인했다. MMA 전에는 무에타이를 수련했고, 2009년 아시아 K-1 월드 그랑프리 오프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MMA 프로로 데뷔한 이후에는 5연승을 달렸고, 2019년 로드FC 056에서 챔피언이었던 김민우를 상대로 밴텀급 타이틀전을 치렀으나, 아쉽게 판정패한 바 있다. 그는 이후 코로나19로 공백기를 가졌고, 3년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감각 저하가 우려됐지만 자신의 두 번째 타이틀전인 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문제훈은 왼쪽 어깨에 ‘태권도’ 문신을 새길 정도로 오랜 기간 태권도를 수련했다. ‘태권 파이터’로서 태권도 기술을 MMA에 접목해 활용하는 파이터로 유명하다. 장익환과는 첫 대결로 178㎝인 장익환에 비해 키는 작지만 빠른 스텝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익환과 문제훈은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0’에서 맞붙을 예정이었지만 문제훈의 부상으로 연기된 바 있다. 다시 경기가 성사된 만큼 각오가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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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시작되고 두 파이터는 불꽃 튀는 스탠딩 타격전을 펼쳤다. 둘은 레그킥과 펀치를 주고 받았다. 1라운드 종료 직전 장익환의 주먹이 문제훈의 턱에 적중했고, 문제훈은 잠시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섰다.
2, 3라운드에서도 둘은 치열하게 스탠딩 타격전을 펼쳤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서로 다운될 뻔한 위기를 한 차례씩 맞았다. 휘청거리면서도 싸우는 투지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3라운드 종료 10초 전 두 파이터는 서로 “들어오라”며 손짓을 했다. 끝까지 불 붙는 명승부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심판 판정 결과 3라운드 무승부로, 심판 측은 연장 1라운드를 선언했다. 장익환과 문제훈은 1라운드를 더 치렀다. 그만큼 치열한 승부였다. 연장 1라운드 결과 심판 전원 만장일치로 문제훈이 승리를 거뒀다. 문제훈은 밴텀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문제훈은 “현재 한국 나이로 39살이다. 오랜만에 경기하는 거라 준비하는 동안 겁이 났다. 혼자 겁나는 마음을 이겨내기 위해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되뇌이며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사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악물었다. 내년 토너먼트 시드에 배정되니까 내년에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자식을 낳아서 키워보니까 부모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살 수 있었다는 걸 알게됐다. 어머니, 아버지 감사하고 사랑한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본 로드FC 062는 연말 대회인 만큼 성대하게 치러졌다. 박시원과 여제우의 라이트급 타이틀전, 장익환과 문제훈의 밴텀급 타이틀전, 박해진과 박승모의 페더급 타이틀전, 김태인과 다니엘 고메즈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까지 무려 4개의 타이틀전이 동시에 열렸다.
로드FC는 2023년부터 체급 통합과 함께 챔피언 제도를 폐지하고 토너먼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밴텀급(-61.5㎏) 과 페더급(-65.5㎏)을 통합해 -63㎏ 밴텀급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그 밖에 -70㎏ 라이트급과 -84㎏ 미들급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따라서 경기 결과 문제훈은 2022년 로드FC 밴텀급 마지막 챔피언이 됐다.
2023년부터 진행될 토너먼트는 8강부터 시작해 4강, 결승까지 치러진다. 국내 선수, 외국 선수도 포함하며 기존 챔피언들은 시드 배정의 어드밴티지를 받는다. 아프리카TV와 로드FC가 함께 하는 ARC 대회 토너먼트,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체급별 토너먼트에 참가할 인원이 결정된다.
상금은 체급별 최소 1억 이상 3억 이하로 정해진다. 밴텀급, 라이트급, 미들급 세 체급을 합치면 9억~10억원 정도이다. 우승자가 상금을 독식할지, 2등에게도 상금이 주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