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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2월에 마(魔)라도 낀 걸까.
세계적인 OTT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살아있다’ ‘지옥’ ‘서울대작전’ 등 대작을 연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배우 유아인(36)이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8일 TV조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연예계가 술렁이고 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프로포폴 투약 보도가 새로울 건 없지만, 항상 비슷한 시기에 연예인 프로포폴 사건이 터진 다는 것은 우연이라기엔 참으로 공교롭다.
시점도 범상치않다. 8일은 전직 검찰 출신인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1심 선고가 있는 날이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2시 곽 전 의원의 아들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받은 퇴직금 50억원이 뇌물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곽 전 의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근무 7년차 직원에게 파격적인 퇴직금을 안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에 대해서도 무죄, “아들이 받았지 내가 받았냐”고 주장한 곽 전 의원도 무죄라는 판결이 나온 후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유아인 보도가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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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일은 과거에도 종종 일어났다.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이 터져나왔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여배우들이 줄줄이 경찰 포토라인에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대중의 관심은 한동안 프로포폴이라는 수면마취제의 파괴력에 쏠렸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프로포폴 수사가 끝나고 같은해 11월 속전속결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이들 3명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년 2월에도 비슷한 일은 반복됐다. 이번엔 충무로 톱배우 하정우였다. 하정우 역시 프로포폴 불법 투약혐의를 받았고 지난해 8월 재판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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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년 만인 올해 2월 연예계 프로포폴 사건의 주인공으로 유아인이 떠올랐다. TV조선 보도가 나온 뒤 유아인 측은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계획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대중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이들 사건들은 모두 2월에 터져나왔다. 통상 이 시점이 검찰의 정규인사 시즌과도 겹친다는 점에서 궁금증이 더해진다. 경찰 수사가 끝나면 기소의 바통이 검찰에 넘어가고 한동안 유아인발 뉴스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연예계는 또 한 차례 풍파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엔 연기력이나 흥행파워에서 주연급 배우 중 가장 핫한 유아인이 소용돌이의 중심에 섰다. 수사 소식에 충무로는 물론이고 넷플릭스도 비상이 걸렸다. 유아인은 바둑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영화 ‘승부’(김형주 감독), 초능력을 다룬 영화 ‘하이파이브’(강형철 감독),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200일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김진민 감독) 등 다수의 작품에 주연으로 참여했으며 올 상반기부터 차차 이들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개봉 일정은 물론이고 개봉 여부까지도 불투명해지면서 연쇄반응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