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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포터가 선보인 현수막.대전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완벽한 복수 성공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에서 강원FC에 2-0 완승을 거뒀다. K리그1 복귀전에서 강원을 완파하며 기분 좋은 신고식을 했다.

8년 만의 1부리그 경기인 동시에 복수전이기도 했다. 대전은 2021시즌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강원을 만났다. 당시 1차전 홈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2차전 원정에서 패하며 두 경기 합계 스코어에서 밀려 승격에 실패했다.

2차전은 논란 그 자체였다. 강원은 볼보이가 의도적으로 경기를 지연하기 위해 대전 선수들에게 볼을 제대로 건네주지 않는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영표 전 대표이사는 “유럽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해 일을 키웠다. 대전 팬에게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구단 구성원들에게도 깊은 앙금, 상처가 된 사건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새 시즌 첫 경기에서 격돌했다. 팀을 이끄는 사령탑도 이민성 대전 감독과 최용수 강원 감독으로 동일했다. 이 감독은 “그때 팬이 눈물을 흘린 모습을 기억한다. 그 아픔을 씻고 싶다”라며 강원을 잡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대전과는 피 말리는 승부를 한 적도 있다”라며 “부담된다. 상대는 동기부여가 강하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상대를 경계했다.

경기 전 대전 서포터는 당시 문제를 일으킨 볼보이를 떠올리며 ‘볼보이 군대 갔냐’라는 현수막을 들어보였다. 당당하게 1부리그에 입성한 만큼 도발적인 문구로 강원을 자극한 것이다.

포효하는 레안드로
대전 | 연합뉴스

치열한 경기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대전은 지난해 파이널A에 진출했던 강원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했다. 전반 10분 만에 티아고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고, 22분에는 레안드로가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강원을 무너뜨렸다.

후반에는 강원의 반격이 있었지만 잘 버틴 끝에 승리하며 복귀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신고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라 앙숙이나 다름 없던 최 감독의 강원을 1만8590명의 많은 관중 앞에서 완벽 제압했다는 점이 대전에게는 고무적이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