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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종국 감독이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제공 | 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70승73패1무 승률 0.490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김종국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비록 와일드카드에서 KT에 져 1경기 시리즈로 끝났지만 소득은 있었다.

애리조나 투산에 비가 오는 날 만난 김 감독도 “1경기 플레이오프였지만 정규시즌과는 크게 달랐고, 순간 순간 상황에 많은 판단이 요구돼 좋은 경험이 됐다. 올해는 선수 뎁스에 주력하고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승률 5할 이하였어도 중요한 포인트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KIA의 2022년 포스트시즌 진출은 정확하게 에이스 양현종의 승수 플러스였다. 전년도 외국인 맷 윌리엄스 감독은 58승으로 해고됐다. 에이스 부재에서 비롯된 승수였다. 신임 김 감독 취임과 양현종의 복귀로 KIA는 70승을 했다. 2022년 양현종은 12승7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2022년 KIA는 매우 불균형한 전력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턱걸이했다. 득점은 720개 공동 선두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SSG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팀홈런 113개(4위). 하지만 투수력은 중하위권이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격언이 무색했다. 평균자책점 4.20(6위), 선발 3.91(6위), 불펜 4.40(7위)이다.

득실점 차는 +41로 정규시즌 3위를 한 키움(11)보다 높다. 마운드는 취약했지만 팀도루 103개(1위)로 기동력 야구가 돋보였다. 주자 득점권 팀타율이 0.273으로 매우 높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득점으로 연결돼 이 부문 1위를 한 배경이다. 김 감독은 “우리팀이 파워가 뛰어난 편은 아니다. 팀내 최다 최다 홈런이 나성범의 21개다. 한 이닝에 다득점을 하는 야구가 아니다. 기동력으로 차근차근 득점을 올리는 게 KIA의 지난 시즌과 올해도 추구하는 야구다”고 강조했다.

2023시즌 김 감독은 오프시즌 전력 이동에서 “나아진 부문은 없다. 오히려 포수 박동원(LG)의 이적으로 마이너스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가 지난해 너무 부진했던 터라 더 나빠질 수가 없어 플러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는 거의 모든 팀에 선발 원투펀치다. KIA의 2022시즌은 예외였다. 최악의 선발 로테이션이었다. 팀의 원투펀치는 좌완 양현종과 이의리였다. 두 투수만이 유이하게 두자릿수 승수를 작성했다. 팀에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도 둘뿐이다. 외국인 투수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가 거둔 합작 승수가 11승에 206.2이닝이다. 특급 투수 1명의 성적에 다름없다. KIA의 2023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전년도 외국인 투수가 바닥을 쳤다는 점에서 큰 위안이 된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300이닝만 던져주면 2023시즌 성적은 무조건 도약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외국인 투수의 규정이닝은 기본이었다. 아울러 KIA는 앞으로 에이스로 발돋움할 이의리 관리와 활용법을 슬기롭게 모색해야 된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 KBO리그 투수로 투구이닝보다 삼진을 많이 낚은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154이닝에 삼진 161개다. 구위가 정상급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낼 만하다. MLB는 투수의 삼진 기록이 우선이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 29경기 등판에서 10승10패 반타작만 이겼다. 그가 등판한 경기의 KIA 성적은 15승14패다. 승률이 고작 0.517에 불과하다. 뛰어난 구위에도 20세 이의리의 경험 부족이 나타난 결과다. 선발투수는 개인의 성적도 즁요하지만 그가 등판했을 때 팀 승패가 절대적이다. 야구는 팀스포츠다. 팀에 7할대 승률을 안겨야 진정한 에이스가 될 수 있다. 이의리 등판 때 동료들에게 ‘이기는 날이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된다.

KIA는 2000년 이후 정규시즌 80승 이상을 작성한 게 딱 두 차례다. 2001년 81승, 2017년 87승이었다. 모두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았다. 김 감독이 재임하는 동안 80승을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모든 부문별 전력이 강화되면 가능하겠지만(웃으면서) LG의 불펜처럼 뎁스가 절실하다”고 김 감독은 진단했다.

외국인 투수의 할약이 보너스가 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게 KIA의 2023시즌 관전포인트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