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첫 공판 마친 김새론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1심 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소녀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어 김새론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22)이 벌금형을 구형받고 고개를 떨궜다.

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이환기 부장판사)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새론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사고 당시 김새론 차량에 함께 타고 있었던 동승자 김씨(20·여)도 이날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날 검찰은 김새론에게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혈중알콜농도 0.22%가 넘는 높은 수치로 음주운전을 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도주한 점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공소 사실을 자백하고 초범인 점, 피해 복구와 합의를 위해 노력한 점을 들어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동승자 김씨에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음주운전 사고 이후 10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새론은 마스크를 썼지만 초췌한 얼굴이었다.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현재는…”이라고 망설이던 김새론은 “직업이 연예인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재판 중 김새론은 변호사 없이 출석한 동승자 김씨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음주운전 김새론, 첫 공판 출석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운전 김새론, 첫 공판 출석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여러 차례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하려 하자 김새론은 이를 거부하고 채혈을 요청했다. 채혈 검사 결과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약 0.2%로, 면허 취소 기준 0.08%를 훨씬 넘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출근길 일대에서는 정전, 신호 마비 등 혼란이 빚어졌고 일부 매장의 경우 영업에 지장을 보며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지난해 6월28일 김새론을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약 6개월 만에 김새론에 대해 불구속 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이날 진행된 공판에서는 증거자료로 당시 상황이 담긴 CCTV가 제출됐다. 함께 제출된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에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목소리와 “죄송해요”라고 술에 취해 중얼거리는 김새론의 음성이 담겨있었다.

검찰의 증거자료에 대해 김새론과 동승자 김씨 측은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김새론 측 변호인은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술을 멀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보유 중인 차량도 모두 매각했다. 또 피해 보신 분들에게 사과하고 피해 보상금을 지급했다”라고 말했다.

김새론의 음주운전이 초범인 점과 당일 사고 전 대리기사를 여러차례 호출한 점도 강조했다. 변호인은 “사고 당일 1㎞ 가량 짧은 거리에도 대리운전 기사를 3차례 호출했다”며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호소했다. 변호인은 “소녀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어 김새론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막대한 피해 배상금을 지불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사정을 참작해달라”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김새론
배우 김새론. 스포츠서울DB

앞서 김새론은 자신의 음주운전 사고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건물과 상가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피해 보상에 힘써왔다. 김새론은 사고 다음 날 자필 편지를 통해 “음주 상태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주변 상가 상인, 시민, 복구해준 분들 등 너무나도 많은 분들께 피해를 끼쳤다.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 사고로 김새론은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는 편집됐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와도 전속 계약이 만료되어 사실상 연예계 활동도 중단된 상태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지키는 꼬마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김새론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국민 여동생’으로 성장했다. 귀여운 아역배우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려던 그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다는 소식은 그의 성장을 지켜봐 왔던 대중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음주운전 사고에 따른 피해를 변상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쓰며 생활이 어려워진 김새론이 카페에서 한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생일 파티에 지인들을 초대하는 초대장이 공개됐고 “준비물은 몸뚱이와 술”이라고 적혀 있어 반성없는 태도로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음주 사고가 검찰에 송치된 지 한 달 만에 친구들과 술파티를 벌였다는 점에서도 진정성에 큰 흠집을 냈다.

기특했던 ‘아역 스타’ 김새론에서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소녀 가장’ 김새론이 된 그는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한편 김새론의 선고기일은 오는 4월 5일 오전 9시 50분이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