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SOCCER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천재’ 이강인(마요르카)은 편견을 깨며 진화하고 있다.

이강인은 12일 스페인 마요르카의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2~2023 스페인 라리가 25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후반 5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강인의 골로 마요르카는 무승부를 거뒀고, 승점 1을 획득했다.

이강인은 활발한 몸놀림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유의 볼 소유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레알 소시에다드 수비진을 괴롭혔고, 날카로운 킥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후반 5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후 침착한 마무리로 시즌 3호골을 터뜨렸다.

이번시즌 경기를 보면 이강인이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이강인은 온더볼 상황에서만 강점이 있다는 편견에 쌓인 선수였다. 부드러운 터치와 기민한 움직임, 여기에 정확한 킥을 앞세운 창조적인 패스는 수준급이지만 스피드나 수비, 팀 플레이에 약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의 이강인은 자신의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한 모습이다. 특히 수비 상황에서의 노련함을 장착하고 있다. 과거 투박하고 미숙한 수비로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영리한 수비로 공을 빼앗거나 상대를 압박하는 플레이를 자주 구사한다. 확실히 경험이 쌓이면서 개인, 조직적인 수비 방법을 터득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도 좋아졌다. 역습 상황에서 혼자 치고 들어가는 속도를 보면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날 경기에서도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는 오프더볼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속도로 수비수를 제압한 후 득점으로 연결했다. 뿐만 아니라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드리블 5회를 성공시켰다. 비단 이 경기뿐만이 아니다. 이강인은 이번시즌 리그에서 경기당 1.6회의 드리블을 기록하고 있다. 라리가 전체에서도 9위에 해당하는 우수한 기록이다. 스피드가 없다면 라리가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만 22세에 불과하다. K리그로 따지면 22세 이하 의무 출전이 가능한 나이고, 아시안게임, 올림픽에도 출전이 가능한 나이다. 여전히 어린 그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외면하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이강인을 월드컵에 호출해 기용한 것도 그가 부족한 부분을 채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강인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weo@sportsseoul.com